3,923일의 생존 기록
김지수 지음 / 담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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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변 지인들 중에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우울증의 정의 및 증상은 아래와 같습니다.

우울장애의 주요 증상은 우울한 기분 또는 흥미나 즐거움의 감소나, 공허감, 무기력함, 불안과 공포 등의 증상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이 밖에도 몸무게 감소, 불면증, 두뇌회전 저하, 피로, 절망, 주의집중 저하, 죽음에 대한 생각 등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증후군이라고 할 수 있다.

원인이야 정말 다양해서 뭐라 말씀을 못 드리겠지만, 관찰해본 바에 따르면 주로 경제적인 이유가 컸던 거 같아요.

아무래도 프리랜서분들이 그런 경향이 좀 많았고, 규칙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만큼 경제적인 보상이 뒤따르지 않으니 스스로 더 붕괴시키는 악순환에 빠지는 경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음의 병인 만큼 옆에서 누가 돌봐주는게 중요하지만, 스스로 더 가두는 경향도 있어 어떻게 이해를 해야할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지난번 책 더 컨트롤러에서 나오는 진통제로 마음을 다스리는 약물치료도 하나의 방법일 순 있겠지만, 직장인들이 아닌 이상 졸음만 쏟아지는 현실 회피제 정도로 받아들이시더라구요. 실제로 약을 드시는 분들이 대부분이긴 한데, 약을 드시면 계속 자리에서 존다든지 정신을 못차리시는 것 같았어요.

3923일이라는 11년이 조금 안되는 시간 동안 저자는 어떻게 우울증을 받아들였으며 어떻게 살아올 수 있었을까요?

책의 첫인상





군더더기 없는 표지에 어두운 배경 속 작게 빛나고 있는 하나의 초롱불이 보입니다. 아무래도 저자의 11년 사이의 마음이 잘 드러난 표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서평단에 선정된 걸 감사히 여기는 작가님의 짧은 문구도 기억에 남네요. (힘들게 지나온) 모든 순간이 당신(독자)를 만나기 위한 기다림이었다는 뜻이겠죠?

책의 주요 내용

책의 앞부분은 우울증이 갑자기 오게 되면 어떻게 몸에서 반응 하는지 생생하게 묘사하면서 시작합니다. 병동에서 만난 환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 세상엔 정말 다양한 환자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직까지 다행히 저는 그런 증상들이 없지만요.



사람이 살면서 어디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가장 듣기 싫은 소리들을 하시는 주변분들 반응을 보면서 서운했겠구나 싶었어요. 그래도 다행히 용기를 내어 일련의 투병과정을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기로 마음 먹었다는게 대단하다 싶기도 하구요. 이전 책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운동"에서도 봤지만, 정신과 신체는 서로 연결이 되어있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당연한 일인데, 아직까지 사회에서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병상에 계시는 다른 환자들의 이야기 중 일부분인데, 태국 대신에 다른 나라를 다녀왔다손 치더라도 죽음을 맞이한 인간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라고 반문하는 부분에서는... 저희 부모님도 빨리 여러나라를 돌아다니시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면 해보는게 낫겠죠?)



걱정하시는 것 처럼 우울증의 증상이나 해결방안에 대해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긴 세월동안 우울증과 함께 살아온 성장기를 작성하셨다는 느낌이 더 강했어요.

드라마 배우로 발탁될 뻔한 사건부터해서 연합뉴스 기자로 발탁된 사연, 의학전문기자로 어떻게 환자들을 인터뷰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나옵니다.

행여나 늦게 발견한 것이 환자의 잘못이 아닌 것 처럼 느껴지게 질문을 잘 유도해야 한다는 점도 기억에 남았고, 소아암 환자 완치율이 높아진다고 기사를 썼는데 바로 죽은 소아암 환자의 인터뷰도 가슴 아팠어요.



결국 작가님은 우울증을 완벽하게 극복하진 못했습니다. 이제는 오히려 어떻게 증상에 대해 대비를 해야하는지 더 집중을 한다는 말씀이... 우울증을 심하게 앓고 있는 제 지인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요. 물론 환경을 바꿔주는게 제일 중요하겠지만, 프리랜서인 분들에게 갑자기 직장을 잡으라고 하기도, 조직에 적응해서 살라고 하는 것도 오지랖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조용히 옆에 있어주는게 제일 도움이 되겠죠?

총평

스스로를 끊임없이 파괴하려는 우울증에 맞선 기자님의 마음가짐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책이었습니다. (맞선다는 표현이 맞을지는 모르겠네요)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있다는 말처럼 신체를 늘 건강하게 유지시켜야 하고, 그렇게 유지를 해도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우울증과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는게... 제 주변 지인들에게도 한번 보여주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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