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성장을 상상하라 - 성장 신화의 종말과 이후 시대
공규동 외 지음, 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 기획 / 모시는사람들 / 202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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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배경지식

저는 아무래도 직장에서 매출을 얼마나 올렸는지, 한국 경제는 작년대비 얼마나 GDP 성장을 이뤘는지 등의 기사를 자주 찾게 됩니다. 사업개발을 하는 측면에서 전체 시장의 규모는 늘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죠. 게다가 요즘 각광받는 녹색성장이나 기후위기 같은 것들에 대해서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분석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수치로 상대방을 설득한다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진행했던 일들이죠.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이러한 과정은 자본주의의 기본인 성장과 경제성입니다. 하지만 탈성장이라는 것은 성장을 양분으로 커나가는 자본주의 때문에 기후위기나 생태위기가 발생하게 되었고, 이러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성장을 멈추거나 줄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책의 첫인상

상당히 도발적인 제목에 어울리지 않게? 알록달록한 모습으로 표지가 꾸며져 있습니다. 이 책은 다수의 저자가 각자의 생각을 토대로 탈성장이라는 큰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으로 보였어요.



다만 모든 걸 자본주의 탓으로 몰아가는 건 조금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 이런 부분에 대해 한참 생각이 많았을 대학생활 때 봤다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겠지만...



아무래도 직장 생활을 하기도 했고, 다수의 경제, 주식투자 등의 책들을 읽다보니 지금의 저는 대학 시절에 비해 많이 바뀐점도 그 이유가 되겠지요?

책의 주요 내용

어떻게 정리를 해서 글을 써야 할까 많은 고민이 되었습니다. 협동조합, 노동조합, 공제조합등의 이야기가 나오긴 하지만 실질적인 사례가 많이 없었고 예전에 근본주의에 가까운 종교 단체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느낌도 받았어요. 다만 몇가지 인상깊은 구절을 뽑아본다면,

결국 유럽 국가에서 수행하고 있는 탄소배출 저감의 방식도 중국, 인도, 심지어 동유럽같은 개발도상국에 탄소 과다 배출을 유도하는 방향이라는 점과



탈성장 사회라는 것이 가난을 신조로 하는 도덕주의/영성주의가 장악한 사회는 아니라는 점



비타이유의 생명유지를 위한 에너지와 잉여에너지 처리 방식에 대한 설명



정도 였습니다.

아래는 책을 읽다보니 생긴 질문들과 나름 생각한 답변인데, 읽으면서 쓰다보니 양이 좀 많네요.

1. 지금 같은 자본주의 체제 아래에서 나는 퇴직후에 무슨일을 해야할까? 생물학적인 나이가 어느 이상 지나버리면 퇴출되는 것인데, 조합의 형태로 이걸 수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2. 노동조합과의 연대를 강조했는데 노동조합은 과연 여기서 서술된 것 같이 이상적인 조직일까? 아직도 산별 및 어용,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조가 구별되어있고, 임금격차도 심한데... 노조라는 개념의 문제가 아니라 노조 운영의 문제이겠지요?

3. 협동 조합의 점조직화는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 좋좋소라는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 같이 5인 미만의 사업장에서 법의 통제를 받지 않는 고용주들에게 어떻게 연대의 가능성을 가르칠 수 있을 것인가?

4. 한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몇 안되는 국가입니다. 20년 전만 해도 회사에서 에어컨을 켜는 온도와 시간이 따로 있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에어컨이 나오지 않는 회사가 없을 정도. 이러한 성장 및 편의에 익숙해진 개인들이 어떻게 연대하여 성장 속도를 늦출 수 있을까요?

5. 오히려 자연주의 해법에 비해 좀 더 거대한 담론을 나타내는 책입니다. 다만 그렇게 담론으로 접근을 하다보면 현실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잦은데, 이 책은 더 큰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따라가기 좀 어렵네요.

6. 잉여 에너지를 자본을 확장하는 데 쓰라는 사회와, 전국민이 한가지의 악기를 다룰 수 있는 나라라는 슬로건 중 어느게 요즘 세태에 더 맞을까요?

7. 인공지능의 발달과 함께 인류는 기본소득을 논하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1가족 1자동차 라는 지금의 암묵적인 룰에 수도권 집중화로 인해 생기는 주차 대란을 해결하는 것이, 공유경제 + 인공지능을 활용한 방법일지, 생태적인 방법을 위한 걷기 일지 저 스스로도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총평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해준 좋은 기회였습니다. 시간이 된다면 기업에서 일하는 입장에서 한 번 이분들의 생각을 듣고 이해해 보는 기회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은

1. 본문에 나와있는 것 처럼 탈성장에 대해 정말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2. 오랜만에 옛날 생각이 나서 좋았어요. (지금도 정의당, 녹색당 지지하고 있어요)

아쉬웠던 점은

1. 정동 자본주의라는 말이 플랫폼 자본주의와 동의어라고 계속 설명하시는데, 다른 단어로 바꾸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정동(=affect)라고 쓰여있는데, Affect라는것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단어로 각인되어있기도 하고, 어학사전을 찾아도 무슨뜻인지 잘 안나와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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