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인분만 할게요
이서기 지음 / 책수레 / 202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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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배경지식

요즘 MZ세대 공무원들의 퇴사가 잦습니다. 퇴사뿐만 아니라 공무원 임용시험 경쟁율 자체도 2010년에 비하면 1/4 토막이 났네요.

혹자는 이런 '사태'를 해석하기 위해 MZ세대들의 워라벨 중시 및 정당한 보상에 대한 열망을 이유로 삼는데요.

9급 공무원의 실 수령액

출근하자마자 전화를 받아야하고 전화를 받으면서 무조건 욕부터 시작하는 사회복지 공무원들의 살인적인 근무형태에 대해서는 잘 안다뤄지고 있습니다. 다행히 2020년 고객응대근로자 보호를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에 따라 고객응대노동자를 어느정도 보호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없어지지 않는게 현실입니다.

책의 첫인상

200도 못 버는데 왜 2인분 하라고 하세요? 받는 만큼만 일하겠습니다.

꽤나 도발적인 문구에 까칠해 보이는 주인공의 얼굴.. 저자 성함이 이서기라고 되어있어 이름이 참 특이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더더욱 도발하는 뒷면.. 젊음이 특권이라고 말씀하시는 김홍신 작가님의 말에 굉장히 감명 깊었던 저로썬 조금 충격적인 문구였습니다. 젊음이 형벌이 아니라 젊다고 가해지는 주위의 압력? 들이 형벌 수준으로 강하다는 이야기겠죠?



책의 주요 내용

책의 주인공은 30대 여성 9급 공무원인 이서기의 이야기입니다. 결과적으로는 저도 4수 가까이 해서 대학을 간셈이라 더더욱 늦은 나이에 입사를 했고, 그 당시의 기억이 오랜만에 떠오르더군요. 책에서 서술하는 만큼의 타인의 관심 혹은 공격을 받았고, 실제로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몸도 마음도 여러번 다치고...

지나보니 추억이다 라는 말도 되게 싫어하는 말 중 하나인데, 조용한 사직이라는 소설속 내용이 많이 공감되었습니다.




회사의 일이라는건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잘하는 일이라는게 10년차쯤 되니까 드는 생각입니다. 일하면서 배운다고 자꾸 시간을 들여 쓰다보면 대부분의 사람이 느는건데, (저부터도 안그러려고 하지만) 일을 함께 하면서 저런식의 비난은 최대한 삼가는 편입니다.




늘 성과에 쫓기는 회사 생활이지만, 지나보면 정말 위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아무도 마일스톤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더라구요. 진짜. 우리끼리 정말 준공 시기 맞춰야 한다. On-spec 나와야 한다 하루하루 쪼들려서 일했는데, 지나보면 누구도 날짜조차 기억못하니... 인사발령 사항은 다만 기록이 남아 앞으로 팀을 옮길때마다 팀장이나 임원에게 각인이 되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계속 자발적인 휴직을 하다보면 그것도 앞으로는 무뎌질 날이 오겠죠?



저희 부모님도 그렇고 어머님들 혹은 그 윗세대들은 정말 차별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물론 지금은 저런 차별은 없어졌지만 아직도 극복해야 할 차별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고민이 많아지면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려고 하는데,

온오프 점술시장이 4조가 된다고 하는 기사처럼, 살아갈수록 인생은 운8기2 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 이서기도 점을 보러 가는군요. 하지만 무당께서는

내가 죽으라고 하면 죽니? 결정은 니가 해. 결정했으면 책임을 지면 되는거야. 그게 니가 할일이야. 여기에 와서 이럴 게 아니라.

아마 이때가 접신한 시기가 아닌가 싶기도하고....

총평

누군가에게는 트라우마를, 누군가에게는 일말의 죄책감을 줄 수 있는 재밌는 소설이었습니다. 요즘 소설은 대사 옆에 누가 하는 말인지 시나리오처럼 작성해둬서 읽기가 더욱 편했어요. 혹시나 조금 불편할까 걱정하시는 분들은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은

  1. 대사 옆에 나와있는 등장인물의 이름 (저는 처음이런걸 봐서 되게 신기했어요)

  2. 등장인물의 이름을 굉장히 직관적으로 지었다는 느낌 (읽어보시면 압니다)

  3. 간결한 문체로 한 개인의 인생에 중요한 순간을 재미있게 묘사

아쉬웠던 점은

1. 후속편 언제나오나요? (남편이나 재이언니 같은 다른 등장인물의 이야기도 재밌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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