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부터 허리까지 철심 박고 배낭여행 - 스물여섯, 취업 대신 약해 빠진 몸으로 세계여행
김은지 지음 / 푸른향기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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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라고 하면 여행지의 풍경이나 관광명소, 그곳에서 무엇을 먹고 무엇을 했는지를 소개하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경험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저자는 관광지의 모습보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더 눈을 두었다. 여행지를 풍경이나 분위기로만 보던 나에게는 낯설고도 새로운 시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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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마친 뒤 저자는 완전히 정답을 찾았다고 말하기보다는 '나만의 삶을 엉금엉금 여행하는 중'이라고 이야기한다. 여행 한 번으로 인생의 모든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삶의 방향을 조금씩 찾아가는 모습이 오히려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나는 한 번도 보지 못한 풍경을 보고 싶었고, 그 속에 한 번도 해본 적 없던 생각들을 하고 싶었다. 그 생각들을 모아 모아 나에게 꼭 맞는 행복한 삶의 형태를 찾고 싶었다. (p.77) 이 문장을 읽으며, 무엇을 봤는지보다, 낯선 경험 속에서 생각을 쌓아가며 나만의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이 여행의 진짜 목적이었다는 것이 참 멋있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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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책을 읽으며 나를 돌아보았다. 나 역시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남의 시선에 나를 맞추며 살아왔다. 불안정함이 싫어 안정된 틀 안에 숨었고, 잠시 쉬어가는 것조차 포기처럼 느껴져 힘들어도 계속 앞만 보고 달렸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원하는지, 지금 하는 일이 정말 나를 위한 것인지 제대로 물어본 적이 없었다. 힘들 때도 "나만 힘든 게 아닌데" 하며 스스로를 다그쳤고, 버티는 게 잘 사는 거라 여겼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문득 내가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그 과정에서 내 마음과 몸의 목소리는 제대로 듣지 않았던 것이다. 오랫동안 반복해온 생각과 행동의 패턴을 쉽게 바꾸기 어렵겠지만, 그래도 이제는 조금 다르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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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에게도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가야 할지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앞으로의 삶을 어떤 속도로 살아갈 것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으로 다가왔다. 꼭 빨리 도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조금 늦더라도 내가 원하는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면, 그것 역시 나의 길일 수 있다는 걸 배운 시간이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나는 나의 약함이 부끄러웠다. 그래서 그것을 숨기기 위해 뛰고 또 뛰었다. 그게 잘살기 위한 정답인 줄 알았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건지 몰랐기에 어른들의 말을 그대로 믿었다. 그들이 겁을 주면 나는 그 말을 맹신하며 겁을 먹었고, 그들이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않으며 살아왔다. - P5

그럴듯해 보이는 기업이 가진 수많은 가능성보다 내가 가진 가능성이 더 궁금했고, 나를 있어 보이게 부풀리는 이력서를 쓰는 대신 스스로에게 솔직할 수 있는 일기를 쓰고 싶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어느 틀 안에 내가 가진 모양을 절단 내서 끼워 맞추기보단 내가 가진 고유한 모양과 색을 스스로 알아봐 주며 살고 싶었다. - P144

내가 걸어가는 길은 생각보다 더 말랑하고, 넘어져도 괜찮았다. 길은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만들어 가는 것이었다. 언제까지 가야 하는 건 없었다. 언제든 쉬었다 가도 괜찮고, 속도가 버거우면 늦춰도 괜찮았다. 길을 걸어가는 중에 가장 중요한 건 지금의 내 상태가 괜찮은지였다. -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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