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 다커
앨리스 피니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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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간조가 될 때까지 누구도 시글라스를 떠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인물들은 서로를 의심하면서도 같은 공간에 머물러야 했다. 처음에는 비교적 차분하게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중반 이후부터 사건이 빠르게 이어지며 페이지가 자연스럽게 넘어갔고,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드러난 진실과 그로 인해 마주하게 된 인간적이면서도 사악한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 특히 예측하기 어려운 전개와 연속되는 반전이 긴장감을 끝까지 놓지 않게 만들었다.

가장 오래 남은 것은 사건 자체보다 가족이라는 관계의 민낯이었다. 가족은 가장 가까운 관계이지만 동시에 가장 복잡한 관계이다. 다커 가족은 각자 오랜 시간 쌓아온 상처와 결핍이 있었고, 그들이 품고 있던 어둠은 생각보다 깊었다. 그래서 범인이 누구인지 추리하는 것만큼이나 다커 가족이 숨기고 있는 진실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관계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뒤틀리게 되었는지가 궁금했다. 진실은 언젠가 드러난다는 말처럼, 그들이 오랫동안 침묵해 온 일들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가족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져 있던 균열이 서서히 드러났다. 그 과정은 솔직하면서도 노골적이어서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 역시 스스로 감당해야 할 선택의 결과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결말을 확인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읽게 된다. 처음 읽을 때는 공포와 긴장 속에서 사건을 따라가게 되지만, 두 번째 읽을 때는 그동안 지나쳤던 장면들이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긴장감 속에서 스쳐 지났던 장면들이, 다시 읽을 때는 "그래서 이런 선택을 했구나" 하고 이해되며 이야기의 전체 구조가 또렷하게 그려졌다.

읽는 동안에는 긴장과 두려움 속에서 이야기를 따라가게 되고, 책을 덮은 뒤에는 가족이라는 관계의 복잡함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가장 가까운 관계이기에 더 솔직했고, 그래서 더 배려하지 못했던 말들. 오랜 시간 숨겨져 있던 과거와 그 진실이 드러나며 만들어지는 감정의 균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오래 기억에 남는 스릴러였다.

"행복의 비결이 뭔지 알아? 이미 충분히 행복하다는 사실을 아는 거야." - P9

현실이 괴로우면 행복했던 과거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과거에 매몰돼 현재를 의미 없이 보내게 되면 미래를 기대할 수 없게 된다고 한 할머니 말이 떠올랐다. - P260

사람을 제대로 알려면 상대방의 말뿐 아니라 침묵에도 귀기울여야 한다. 비밀은 말과 말 사이에 숨어 있으니까. - P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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