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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비밀 보장 고양이 타로 상담소 ㅣ 책 읽는 샤미 59
황지영 지음, 치즈 그림 / 이지북 / 2025년 12월
평점 :
*출판사 '이지북'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서평단 #협찬

왜 '고양이 타로 상담소'일까? 호기심으로 책을 집어 들었지만, 책을 덮고 난 뒤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것은 '무게'와 '책임'이라는 단어였다. 초등학교 6학년인 지유와 강단, 슬이는 가벼운 마음으로 타로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친구들이 건네는 크고 작은 질문들 속에 그들의 마음이 담겼음을 깨달으면서, 아이들은 말의 무게와 책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완벽하게 비밀이 지켜질지 알 수 없는데도, 우리는 왜 고민을 타인에게 털어놓게 될까. 나 역시 들킬까 걱정하면서도 결국 어느 순간에는 말을 꺼내게 된다. 혼자서는 감당하기 벅찬 문제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서일지도, 혹은 답을 찾고 싶어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준다는 사실 자체가 큰 위로가 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비밀은 관계를 더 가깝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부담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갈등하고, 실수하고, 혼란을 겪으며 조금씩 성장한다. 이 책 속 아이들처럼 말이다.
타로 상담에서 중요한 것은 카드를 뽑는 행위보다, 그 전에 어떤 질문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인식하는 과정이다. 질문이 분명할수록 카드가 보여주는 방향 역시 또렷해지고, 많은 문제는 질문을 정리하는 순간 이미 해결의 실마리를 드러낸다. 그렇기에 타로에서의 질문은 '될까, 안 될까'와 같은 '예, 아니오'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이 상황을 바라보고 풀어갈 것인가'에 가깝다. 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명확히 인식하지 못한 상태의 내담자(질문하는 사람)는, 카드 자체보다 리더(카드를 해석하는 사람)의 해석에 의존하곤 한다. 리더에 따라, 카드의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리더는 자신의 감정과 판단을 최대한 배제하고, 카드가 보여주는 흐름을 중심으로 내담자에게 전달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 책의 아이들도 자신의 생각을 앞세우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상대를 위한다는 이유로 너무 성급하게 조언부터 건넨다. 나 역시 내 기준과 생각으로 누군가를 판단하려 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이 책은 그런 나의 태도를 자연스럽게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타로를 통해 '연애 사건의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 또한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타로 카드가 이야기의 중요한 장치로 작용하는 만큼, 카드의 그림과 상징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나는 수박을 쩍 쪼개서 안을 들여다보고 싶은데. 겉으로는 우리 모두 똑같은 녹색 껍질이지만, 반으로 쪼개놓고 보면 그 안이 빨갈 수도, 노랄 수도, 하얄 수도, 덜 익었을 수도, 썩었을 수도 있다. - P41
누군가의 비밀을 안다는 것이 이렇게 무거운 일일 줄은 몰랐다. - P110
우리는 어둠 속에 무언가 있다는 것을 알아 버렸다. 불을 확 켜서 밝히고 싶다. 하지만 불을 켜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동시에 드러난다. 느리더라도 우리는 피해자가 드러나지 않게 어둠 속을 더듬어 가며 진실을 밝혀야 한다.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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