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를 아는데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박영란 지음 / 우리학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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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우리학교'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페이지터너즈1기 #도서협찬


<나는 너를 아는데>는 학교 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단순히 가해자를 처벌하거나 피해자를 위로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이 소설은 두 개의 길, '너의 길'과 '나의 길' 사이에서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분노에 머무르지 않고 '나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 진솔하게 그려져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기억을 잃은 '그'와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나'의 재회는, 같은 공간과 시간에 있지만 기억의 무게는 전혀 달랐다. 자신이 저지른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가해자와 모든 것을 기억하는 피해자. 이 비대칭적인 관계 속에서 과연 화해는 가능한지, 용서와 책임은 어떤 형태로 존재할 수 있는지를 계속해서 생각하게 만들었다.


과거의 조각들이 하나둘 드러날수록, 중학생이었던 '나'가 느꼈던 두려움과 호감, 그 사이의 애매한 감정이 얼마나 위태로운 것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가 건넨 친절이 순수한 호의였는지, 아니면 목적이 있는 행동이었는지 되짚으며, 나 역시 주인공처럼 쉽게 판단하지 못하고 망설였다. 의심과 호기심이 교차하는 '나'의 감정은 불편했지만 동시에 너무도 현실적이어서, 페이지를 넘길수록 그들의 이야기에 더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



감당도 할 수 없는 상대한테 섣불리 사실을 알려 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가 한 일을 온전히 기억할 수 있을 때 감당하게 하고 싶었다. (p.81)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과거를 들이대는 것은 무의미하다. 진정한 사과와 책임은 오직 완전한 기억 속에서만 가능하다. '자신의 잘못을 감당할 수 있을 때'라는 기준은, 책임이란 결국 기억하고, 인정하고, 회피하지 않는 태도이다. 즉, '나'가 원하는 것은 그 사람이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온전히 기억하고, 그 무게를 감당하는 모습이었다.


이 장면을 읽으며, 우리 삶의 선택에 대해서도 생각하였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문제들을 마주하고, 그때마다 회피할 것인지 아니면 받아들이고 정면으로 마주할 것인지 선택한다. 저자가 말한 '너의 길'과 '나의 길'은 바로 이 선택의 문제였다. 순간의 감정에 휩쓸려 쉬운 길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부단히 애쓰며 한 발 더 나아가는 어려운 길을 택할 것인지를 말이다. 이 소설은 '나의 길'이 결코 쉽지 않지만, 그 길에만 진정한 미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책을 덮으며, 나는 어떤 길을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돌아보게 되었다.




"사람은 몰라봐도 땅은 기억하는 모양이구먼. 그래. 그게 사람이지. 정신은 잊어도 몸은 잊지 않어." - P39

감당도 할 수 없는 상대한테 섣불리 사실을 알려 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가 한 일을 온전히 기억할 수 있을 때 감당하게 하고 싶었다. - P81

사람의 정신과 행동은 서로 다를 수 있다. 순하고 착한 생각을 가지고도 이상한 행동을 할 수 있고, 나쁜 생각으로 꽉 차 있얻도 선한 행동을 할 수 있다. 둘 중 어느 쪽이 진짜인가. 마음에 품은 생각이 진짜인지, 겉으로 드러난 행동이 진짜인지 알 수 없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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