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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분의 사랑 ㅣ 오늘의 젊은 문학 8
박유경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1월
평점 :
단편 소설집을 관통하는 이야기는 "경제적으로, 개인적으로도 불안정한 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의 위기, 상실과 그럼에도 서로를 이해하고 품어주는 다정함"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처음 책을 읽으면서는 각 단편들이 왜 한 소설집에 묶였는지 쉽게 알 수 없었다. 그저 현실을 누구보다 현실적으로 담아낸 것 같고, 침체되는 분위기로 마무리 되는 터라 한 편을 읽으면 다시 생각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천천히 읽어갔다.
태어나기 전에는 우주와 연결된 에너지였지만, 태어나면서 단절되어 한 명의 단독자로서 살아가는 인간. 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거냐는 질문에는 태어나기 전 연결 상태에서, 태어나면서 각 개인으로 단절, 그렇지만 살아가면서 그 단독자끼리의 연결이 필요하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한 고독과 외로움은 모든 인간이 공유하는 감정이며, 나만 느끼는 슬픈 감정이 아니라는 점에서도 작은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단절된 개인을 연결할 수 있는 것을, 작가는 "다정함"이라고 본다. 마지막 순간에 다시 만나게 되는 친구(떠오르는 빛으로), 자신과 비슷한 기분으로 대피할 공간이 필요한 여덟 명쯤의 사람(가장 낮은 자리), 본인과 어딘가 비슷해 보이는, 아직 인간으로서의 감정이 남아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던 강아지(여분의 사랑), 실수는 괜찮다며 나쁜 생각 말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라는 아버지(검은 일) 등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 있는 주인공들의 곁에는 항상 다른 사람들이 존재한다.
내 주변에도 존재하는 다정한 사람들을 떠올려 보고, 나도 다정한 사람으로 연결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