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를 있게 한 '나를 도운 여자'는 누구인가요?]책을 읽어 나가면서 모든 인터뷰의 공통 질문인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짧게만 생각해봐도 학창시절, 대학시절, 첫 직장에서 나를 도와주었던 수많은 여자들이 생각났다. 특히 여대를 다녔던지라, 이런 이슈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고 문제의식도 느꼈는데 그때마다 함께 목소리를 내던 대학 학우들이 많이 떠올랐다.인터뷰 중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전수연 변호사님의 답변이었는데, 처음에는 인터뷰 제목만 보고 난민을 돕는 일이 어떻게 다른 여성을 돕는 일이 되는지 의문이 있었다. 결국엔 개인의 의지나 노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약자에 대한 차별과 부조리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나도 어느 부분에서는 언제든 약자가 될 수 있기에 서로를 연대하고 도와야 한다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할 수 있었다. 인터뷰집이라 짧은 문단 위주로 구성된 대화 형식이니 읽는 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었지만, 한분 한분의 인터뷰가 저마다의 깊이로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어떤 문단은 두 번씩도 읽어보며 나는 어떤 의견인지도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