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내내 내 입에서 맴도는 말은 ‘부럽다’였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서점이나 북카페 창업을 꿈꿔보지않았을까?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꿈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익숙한 도시에서조차 감히 시도하지 못하는 일을, 저자는 묵호라는 한산한 동해의 동네에서 해낸다.나도 그곳에 몇 번 가봤기에, 그 조용한 거리와 바다 냄새를 떠올릴 수 있었다. 그곳에서 서점을 열고 여행자를 맞는 삶. 그 시작에는 분명 두려움도, 생계에 대한 걱정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떠났고, 자리를 잡았고, 삶을 바꿨다.「언제라도 동해」는 특별한 사건이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그 조용한 일상들이 이 책의 힘이다. 떠남이 거창한 도전이 아니라, 조금 더 나답게 살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되었다는 것. 그 마음이 닿는 방향으로 천천히 걷는 저자의 삶이, 읽는 이의 마음에 잔잔한 물결을 남긴다. 이 책은 그래서 여행 에세이이기보다, 어쩌면 ‘머무는 용기에 대한 기록’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