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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의 생 (특별판)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사랑해야만 한다.> 마지막 이 말을 위해 소설을 시작되었다. 탄식하고 감복했다. 생을 사랑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기 앞에 놓은 생을 “있는 그대로 열과 성을 다해 살아내는 것이다. 고통의 우물을 빠져나온 후에도 다시 사랑하겠노라고 다짐하는 메아리다. 소년의 용기와 당돌함, 고유의 특별함에 놀랐다. 현실은 마구잡이로 주어졌지만 생에 대한 비열함이나 굴욕감 없이 보이는 대로 겪어나갔다. 하물며 생의 무너짐도 사랑이었으니. 마지못해 쏟아지는 탄식이 가증스러웠다. 따뜻한 차를 사이에 둔 나지막한 대화가 위로의 전부였다. 삶은 테이블을 사이에 둔 두 개의 의자처럼 다른 위치에, 다른 크기로 존재했다. 막막한 허무나 부정을 사치스러웠다. 차라리 살아가지 말 것을, 그랬다면 실컷 슬퍼할 수 있을 텐데. 슬픔마저 가로막는 생을 향한 사랑에 나는 무릎 굽혔다. 살아내야 한다. 기필코 <사랑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