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에는 이름 읽은 수많은 승리자가 있다. 모든 승리자도 기억하지 못하는 게 역사라면, 그리고 승리자(들) 뒤엔 존재조차 의심되는 영혼을 닮은 별보다 셀 수 없는 패배자“들”이 있었다. 기록과 박수는 인종의 대부분을 외면했다. 패배자들의 삶이 우리의 삶인 셈이다. 승리자의 그림자도 되지 못한 채 쓰러져간 개별적 기록과 역사들. 그럼에도 위대하다는 형용사가 붙는 건 왜일까.
저자는 승리자의 승전보가 결코 인간적이지도 않으며 차라리 비열하기까지 하다고 외친다. 비정치적으로 명예에 관심 없는 자들이 승리자에 의해 패배자라는 역사적 오명을 쓰고 승리자의 기록 뒤켠에, 승리자를 빛내기 위해 남아 있다. 비록 그들 패배자의 행보가 미래의 인류에 의해 복원되더라도, 역사의 끝은 언제나 승리자의 편이다. 그것이 위대하다! 사소한 판단과 자유로움이 설령 패배자의 것이라도, 승리자의 진솔한 면을 밝히는 촛불(스스로 타는 촛불)이 바로 패배자의 이면이다. 패배자의 정신은 승리에 급급한 사회의 박수갈채를 비웃으며 진정 나를 위한 길과 인류적 도독을 향한 애정으로 채워진다. 패배하라! 비열한 승리를 비웃으러! 세상은 너를 잊을 테지만, 나는 세상을 당당히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