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이과 좋아하는 아이들의 언박싱˝ 동영상을 올렸었는데요 (https://www.youtube.com/watch?v=ESZzroFgurA&t=51s) 시리즈물인 경우 어떤 책인지 보려고 한 권만 샀습니다. 괜찮으면 나머지 책도 다 사고, 별로라면 팔 예정이었는데요. 살 것인가 팔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책들의 운명이 궁금하시다면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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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언박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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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25만 부 기념 퍼플 에디션)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제목처럼 자정에 열리는 도서관인데요. 실제 시간 자정이 아니라 어제와 내일의 갈림길, 과거와 미래,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순간 열리는 가상의 시공간입니다. 주인공인 노라는 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두려움으로 마지막 순간 한 발을 내딛지 못해 모든 것으로부터 도망쳐왔어요. 그래서 이룬 것도 없이 홀로 살고 있었죠. 그런데 마침 그동안 그나마 세상과 연결되었던 삶의 부분들이 모조리 단절되게 되었어요. 키우던 고양이는 죽고, 다니던 직장에선 잘리고, 피아노 과외 해주던 집에서도 수업 그만하자고 하고. 이제 이 세상에서 노라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노라는 이 생을 끝내기로 결심합니다.


그런데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도서관에 와 있었어요. 자정에서 멈춰있는 시계가 걸린 커다란 도서관이었죠. 거기에는 학생 시절 친절히 대해주셨던 사서 선생님인 엘름 부인이 계셨어요. 그리고 그곳에서 노라는 자신이 다른 선택을 했다면 맞이하게 됐을 또다른 삶을 살아볼 기회를 얻습니다. 이 자정의 도서관은 노라가 하는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모든 삶에 대한 책이 있었던 거에요. '그 때 그렇게 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거기 있었습니다. 삶과 죽음의 한가운데인 자정의 도서관에서, 노라는 과거의 선택을 바꾸어서 새로운 현재로 갈 수 있는 기회를 받게 되었습니다.


후회했던 결정, 미련이 남은 가지 않은 길. 그 길을 골라서 노라는 그 삶을 살아봅니다. 결혼 직전에 두려워 멈춰버렸던 사람이 있었어요. 이번에는 그와 결혼한 삶 속으로 들어갑니다. 처음 들어가서는 결혼한 둘이서 꿈꾸던 일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그토록 사랑했다고 생각했던 그는 바람을 피우고 있었죠. 현실에서는 헤어진 남자친구였던 남편이 그토록 원하던 시골 펍을 운영하는 삶을 살고 있었지만 노라도 남편도 행복하지 않았어요. 꿈 같은 삶이 아니었어요. 그건 그저 또 하나의 구질구질한 일상이었습니다.


87. 이것이 그녀가 살지 못해서 슬퍼했던 삶이었다. 살지 못해서 자책했던 삶이었다. 존재하지 못해서 후회했던 순간이었다.


노라는 다시 돌아와요. 이번에는 키우던 고양이를 살려보기로 했어요. 산책 나가서 교통사고로 죽었으니 그 날 밤 산책을 못 나가게 했죠. 그런데 같은 날 밤 고양이는 자다가 무지개별로 떠나요. 다시 자정의 도서관으로 돌아오니 엘름 부인이 이야기 해줍니다. 고양이는 어차피 죽을 운명이었고 수많은 삶 중에서 이번이 가장 오래, 가장 행복하게 살았다고.


100. "하지만 아직도 이해가 안 가요. 어차피 볼츠가 죽을 걸 아셨으면서 왜 절 거기로 보내신 거죠? 제게 말해줄 수도 있었잖아요. 그냥 제게 넌 나쁜 주인이 아니었다고 말해줄 수 있었잖아요. 왜 안 그러셨어요?"

"왜냐하면 노라, 때로는 살아봐야만 배울 수 있으니까."


어떤 삶의 교훈은 살아봐야만 배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어떤 가르침은 말이 아니라 경험으로만 전해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 저희 아이들에게 제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효율적인 계획표 짜기를 가르쳐주려던 적이 있었어요. 그러면 제가 했던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빠르고 편하게 바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배울 거라 생각했죠. 그러다 깨달았어요. 그건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 아니라 가장 나다운 것이었다는 걸. 그걸 찾아나가는 과정은 시행착오가 아니라 그 자체가 아이들의 삶이라는 걸. 어떤 것은 실제로 겪어봐야만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게 바로 살아가는 일인가봅니다.


노라는 또 다시 여러 결정들을 번복하고 여러 삶을 살아봅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살고 싶은 삶은 없었어요. 자꾸 이렇게 다른 삶을 살고 싶지도 않았고 그저 다 끝나기만 바랐죠. 그러다 죽음을 코 앞에서 만납니다.


192. 북극곰의 눈빛에 미움은 전혀 없었다. 노라는 그저 먹이였다. 고깃덩어리. 그걸 깨닫자 자신이 하찮게 느껴지면서 공포가 밀려들었다. 곡 막바지에 이르러 점점 커지는 드럼 소리처럼 심장이 고동쳤다. 급기야 노라는 놀라울 정도로 또렷하게 깨달았다.

죽고 싶지 않았다.


정말 죽을 위기에 처하자 노라는 사실은 죽고 싶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예전에 비슷한 꿈을 꾼 적이 있는데 그 때 생각이 났습니다. 친구들과 한동안 시시하게 가늘고 길게 사느니 강렬하게 짧고 굵게 사는게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던 시절이었어요. 그러다 어느 날 꿈을 꿨습니다. 거기서 저는 유태인 할아버지였어요;;; 가슴에 노란 별을 달고 나치에게서 도망치는 중이었습니다. 수용소로 끌려가지 않으려구요. 마지막 국경을 넘기 위해 자동차 바닥에 바퀴 사이에 매달려서 악착같이 버티다가 깼습니다. 아아아... 깨고 나서 주위를 둘러보고 살아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라요ㅋㅋㅋ 어쩐지 그 꿈이 떠올랐습니다.


마침내 자신이 죽음을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노라는 다양한 선택과 그 결과들을 보게 됩니다. 여러 삶의 모습을 둘러봅니다.


207. 지금 이 순간, 노라는 자신을 완전히 받아들인다는 게 어떤 기분일지 상상해봤다. 자신이 저지른 모든 실수와 몸의 모든 흔적,이루지 못한 모든 꿈 혹은 자신이 느끼는 모든 고통, 꾹꾹 눌러둔 모든 성욕과 욕망까지. 이 모두를 받아들이는 걸 상상해봤다. 자연을 받아들이듯이. 빙하나 바다오리나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고래를 받아들이듯이. 자신을 자연의 멋지면서도 기이한 피조물로 바라보는 상상을 했다. 그저 지각 능력이 있고, 최선을 다하는 동물로, 그러면서 자유롭다는 게 어떤 기분일지 상상했다.


어쩐지 그동안 후회만 했던 자신과 화해하는 것 같아서 인상적이었던 문장입니다. 후회란 건 고치고 싶은 것,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부분에 대한 감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런 후회들을 되돌리고, 그 결과들을 보고, 그래도 완벽한 건 없었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노라는 스스로를, 그 자체로 자기 자신을 받아들입니다.


모든 선택들마다 그 결과에 따른 무한 개의 다중우주가 있다는 걸 보고 노라는 선택의 중압감에서 벗어납니다. 그리고 어떤 삶에서 슬픈 일이 있는 건 그 삶에서 잘못된 선택을 했기 때문이 아니란 걸 깨닫습니다. 어떤 삶이든 행복과 슬픔이 공존하기 때문이죠. 그러다 문득 자정의 도서관에서 자신이 골랐던 선택은 모두 다른 사람의 꿈이었단 걸 깨닫습니다. 남자친구가 원하던 시골 펍에서의 삶, 아버지가 원하던 수영선수로서의 삶, 오빠가 원하던 가수로서의 삶. 그 모든 건 남이 노라에게 바라던 꿈이었어요.


노라는 또 다시 새로운 삶을 선택해봅니다. 이번 삶은 완벽했어요.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 안정된 생활. 사랑의 부재로 힘들어하던 노라에게 이번 삶은 정말 행복하고 완벽한 삶이었습니다. 그런데...


353. 그런데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이 삶이 곧 끝나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완벽한데도 그 완벽함 가운데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잘못된 점은 바로잡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결함 자체가 올바르기 때문이다. 모든 게 제대로 되었지만 이것은 그녀가 이룬 삶이 아니었다.


완벽한 삶이었지만 그건 노라가 이룬 삶이 아니었어요. 다른 우주의 다른 노라가 일구어온 삶이었죠. 노라는 그저 완벽해 보이는 삶 속에 들어가서 안주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노라는 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자정의 도서관은 시간이 흐르기 시작하고 이 가상의 공간은 무너집니다. 이곳은 삶과 죽음 사이, 어제와 내일의 가장자리에 멈춰있는 곳이기 때문이죠. 내일로 나아가려면 시간은 흘러야합니다. 이곳은 무너져야 하는 거죠.


그래도 여기서의 경험은 노라 안에 살아있습니다. 모든 선택들과 그 결과들 속에서 겪었던 모든 노라들은 모두 노라 그녀 자신이었습니다. 그 모든 잠재력은 여전히 그녀 안에 살아있었습니다.


381. 노라는 죽고 싶지 않았다. 또한 자신의 것이 아닌 삶은 살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삶은 엉망진창에 고군분투일지라도 그녀의 것이었다. 그조차 아름다웠다.


후회로 점철되어 더 이상 살아내고 싶지 않았던 삶. 그러나 이토록 엉망진창이어도 이게 노라의 삶이었습니다. '그조차 아름다웠다' 라는 문장이 뭉클했습니다. 그리고 노라는 다시 살아가기 위해 새로운 책에 자신의 문장을 적습니다. 처음에는 살고 싶다는 소심한 문장으로. 그러나 그것으로는 무너지는 도서관에서 나갈 수 없어서 점차 더 강한 표현으로 바꿔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383-4. 노라는 그 진실을 서둘러, 하지만 종이 위로 펜촉을 꾹꾹 눌러가면서 확실히 적었다. 대문자, 일인칭 현재 시제로. 그녀에게 가능한 모든 인생의 씨앗이자 시작인 진실, 예전에는 저주였으나 이제는 축복이 된 진실. 다중 우주의 잠재력과 힘을 간직한 간단한 문장이었다.

나는 살아 있다.


나는 살아있다. 아아.. 이 문장이 이토록 벅찬 문장이었던가요. 노라는 전날과 단 한 가지도 달라지지 않은 삶을 완전히 다른 노라가 되어 살아갑니다. 이 삶에서 그동안 택했던 선택의 결과들로 인한 행복과 슬픔을 책임지며 나아갑니다. 그리고 새로운 선택으로 새로운 결과들을 만들어갑니다. 그 끝이 어떻게 끝날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그게 바로 삶의 묘미겠지요?


407. "이번 판은 선생님이 이기겠는데요.” 노라가 말했다.

엘름 부인의 눈동자가 갑자기 생기를 띠며 반짝거렸다. “그게 체스의 미덕 아니니? 어떻게 끝날지 모른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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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도 결정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결정은 힘들었지만 찍는 동안 재밌었어요~ 여기에 나온 책들 다 좋은 책이니 다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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