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생성 초기에 그리스와 에트루리아 사이에서 온전할 수 있었던 이유를 작가는 매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반대로 생각하면 특색있고 매력이 있었다면 쉽게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나 할까...
힘이 없는 상황에서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로마에게 주어진 매력없는 땅이라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로마의 생존력을 키워주었다. 특별히 정복할 가치를 못 느끼던 로마였으나 그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아 결국 다른 나라를 정복하는 나라가 되었다.
로마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처럼, 그 힘을 키우는 과정이 쉽지 않고 꽤 오랜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어떻게 매력없는 땅에서 시작하여 정복국가가 되었는지 그 과정을 곱씹어 보아야겠다.

갓 태어난 로마가 북부의 에트루리아와 남부 이탈리아의 그리스라는 양대 세력의 틈바구니에서 온전할 수 있었던 것은 에트루리아인과 그리스인이 로마의 독립을 존중해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당시 로마에는 에트루리아인과 그리스인이 자기네 세력권 안에 넣고 싶어할 만한 매력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물건을 팔러 다니는 상인은 물건을 사주지도 않고 팔 물건을 만들지도 못하는 사람한테는 처음부터 가까이 가지도 않는다. 농업과 목축밖에 모르는 로마인은 아테네의 장인이 만든 아름다운 항아리를 살 돈도 없었고, 에트루리아에서 만든 정교한 금속기구를 살 돈도 갖고 있지 않았다. 요컨대 로마인은 상인에게 무시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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