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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고 무해하게, 팔리는 콘텐츠를 만듭니다
옥성아.채한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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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5G의 런칭과 함께 KT 무선사업본부에서는 SBS의 10년차 PD와 협업하여 오리지널 컨텐츠를 만들기로 한다. 처음엔 KT의 5G 기술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만들려던 두 사람은 이 기획에 시청자의 니즈가 들어있지 않다는 걸 깨닫고 프로젝트를 뒤엎는다.


​'누가 우리 콘텐츠를 보고 싶어 할까?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 오직 시청자를 중심에 놓고 세심히 관찰하고 깊이 있게 고민하여 명확한 기획의도를 수립하는 과정을 다시 진행해야 했다.

채과장, 그런데 시청자는 이게 보고 싶을까? p.37


시청자의 니즈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프로젝트로 두 사람은 모바일 콘텐츠 <고막메이트>를 고안해낸다. 김이나 작사가를 중심으로 딘딘, 이원석, 정세운 같은 젊은 뮤지션들을 모아 시청자의 고민을 진심으로 상담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상담 후에는 <고막라이브>라는 출연진들의 특기를 살린 음악 라이브 까지 이어진다.


책의 앞 부분은 <고막 메이트>의 탄생 배경을 설명하며 프로그램 기획 단계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프로그램 형성 단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단계에서 PD님들의 학창시절과 사회 초년생 시절에 겪은 차별과 무례를 이야기하며 <다정하고 무해한> 컨텐츠에 심혈을 기울이게 된 사연을 소개한다.



시청자들은 콘텐츠에 애정을 가지고, 그다음 출연자에 애정을 가지며, 최종적으로 제작진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품게 된다. 여기까지 이르게 되면 콘텐츠와 팬덤이 주고받는 선순환 구조로 그 세계관은 더욱 깊어지며 지속가능해진다.

옥피디, 막둥이(고막메이트 시청자 애칭)의 탄생 p.111


나만의 색깔을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요소는 내 안에 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의 안에도 있다. 그래서 Everything Counts, 모든 것은 쌓인다.

다른 어떤 것이 아닌 오직 나만의 결 p.163





책의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는 후반부에는 미디어 매체의 흐름과 이러한 환경에서 어떻게 무해하게 팔리는 콘텐츠를 만들어갈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유튜브 내에서도 거대 채널의 힘을 믿지 않고 자신의 취향을 중시하는 시청자들의 '마이픽' 성향에서 어떻게 콘텐츠를 무해하게 전해 나갈 것인가. 이를 위한 협업에서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이에 대해 <고막 메이트>의 제작자 두 사람은 개인의 삶의 형태를 진정성 있게 다루고, 가치관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더 큰 사회적 통합을 지향하고자 한다. 이로 인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또한 협업에서 한 업체가 튀려는 노력은 콘텐츠 품질의 저하를 가져올 뿐이다. 협업은 서로 경쟁하는 게임이 아니며 시청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최우선으로 두고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 너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일선에서 이런 기본적인 일들을 지키지 못해 콘텐츠가 망하는 일이 너무 비일비재해서 지난 업무들이 떠올라 잠깐 화가 났다고 한다...ㅋㅋㅋ



나와 다른 삶의 방식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느끼고 이 불편함이 혐오로 발전한다면, 우리는 무시무시한 취향 세분화의 시대에 몰이해와 고독으로 나와 다른 모든 것들을 혐오하게 될 것이다. 이해보다는 혐호하는 것이 쉬운 일이기 때문이다. 반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나아가 위로와 공감을 전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에는 오랜 시간과 섬세한 노력이 필요하다.

혐오와 불편의 시대를 넘어 p.184


우리는 초기 기획을 과감히 버리고 시청자에게 집중했다.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에서는 시청자의 니즈를 반영한 콘텐츠만 살아남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시청자에서 시작된다. p.195


'진정성의 힘, 관계성의 힘, 공감의 힘, 함께 만드는 힘.' 이 네가지 <고막메이트> 제작 이론을 바탕으로 콘텐츠의 본질과 색깔을 지키며 모두가 한 마음으로 노력한 결과, 시청자와의 끈끈한 유대감을 바탕으로 공감의 세계관을 확장해나가는 '빛이나'는 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콘텐츠 경쟁력이다. p.202-203



이 책은 <고막메이트>라는 콘텐츠가 4년 넘게 론칭되어 의미있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는 것을 꾸준히 강조하는데 그 과정에 대한 두 사람의 철학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자극적이고 비윤리적인 컨텐츠 말고 시청자에게 다정한 컨텐츠, 진정성 있는 컨텐츠, 다른 사람을 상처 입히지 않는 무해한 컨텐츠로도 매스미디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사이버 렉카가 판을 치고 혐오가 조회수를 보장하는 시대에 스스로의 부정적인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배재하고자 하는 콘텐츠를 어떻게 시청자들에게 알릴 것인지, 유튜브 알고리즘에 어떻게 따라갈지에 대한 고찰도 흥미 깊었다.


꼭 영상 콘텐츠가 아니더라도 요즘 유행하는 구독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런칭 및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할지 정론을 다시 되짚어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진정성의 힘, 관계성의 힘, 공감의 힘, 함께 만드는 힘.‘ 이 네가지 <고막메이트> 제작 이론을 바탕으로 콘텐츠의 본질과 색깔을 지키며 모두가 한 마음으로 노력한 결과, 시청자와의 끈끈한 유대감을 바탕으로 공감의 세계관을 확장해나가는 ‘빛이나‘는 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었다.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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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블렌드 다이어리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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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이면 마시는 양이라 분쇄해서 받았습니다. 봉투 열었을 때 체프가 많아서 라이트 로스팅인가 했는데 중배전 원두에 약배전 원두를 조금 섞었나봐요. 내려보니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도 밸런스와 향이 좋은 원두였습니다. 최근 트렌드의 원두는 아니지만 책 읽으면서 편하게 마시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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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우주 3부작
앤디 위어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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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우주에서 눈을 뜬 남자는 기억을 상실한 채 자신의 존재 의의를 묻는다. 내 이름은 무엇이고 나는 왜 우주에서 표류하고 있는가.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평범한 선의를 가진 뛰어난 생명학자가 멸망을 앞둔 지구를 지키기 위해 외행성계로 날아가 특별한 생명체와 교류하며 마지막까지 자신의 있을 곳을 찾는 이야기다.


근 미래를 다룬 SF 소설에서 685p 동안 이야기의 당위성을 지켜내며 독자의 몰입도를 유지하는게 가능할까? 굉장히 기초적이지만 어려운 질문인데 그 소설의 작가가 '앤디 위어'라면 좀 믿음직 하다. 한국에서만 500만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마션>의 원작 작가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말이다. 전작에서 화성에 조난당한 우주인을 전 세계를 동원하여 구해낸 작가는 이번엔 지킬 대상을 '지구'로 상정하고 인간을 태양계를 벗어난 은하계로 보낸다. 그리고 끝내 지구를 지켜낸 그는 지구 귀환보다 외계에서 만난 친구와의 우정을 지키며 스스로 자신이 존재할 장소를 선택한다.



개인적으론 책을 읽을수록 작가의 캐릭터 빌드업과 충실한 이야기 전개에 놀랐다. 독자가 지루하지 않도록 액자식 구조를 취하되 가장 중요한 이야기의 당위성인 지구의 멸망 위기에 대한 설명을 초반에 밝히고 오히려 주인공이 우주로 나온 이유를 숨긴다. 이야기 초반부터 주인공 그레이스는 꾸준히 더 적합한 인물이 있었을텐데 자신이 인류를 대표하여 우주에 나온 것을 의심한다. 아마 그 의심 중에는 본인이 인류를 위해 편도의 우주선을 타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도 주인공은 헤일메리 프로젝트의 총책임자 스트라트에 의해서 강제로 우주선에 태워졌고 이 사실은 이야기의 후반부에 밝혀진다.



"날 죽이겠다고? 좋아! 난 당신 임무를 죽여버리겠어! 내가 우주선을 망가뜨릴 거야!"

스트라트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당신은 그러지 않을 겁니다. 말했다시피 당신은 근본적으로 좋은 사람입니다. 정신을 차리고 나면 당신은 엄청 화가 나겠죠. 하지만 결국 당신들 셋은 우주로 나갈 것이고 당신은 당신 일을 하게 될 거예요. 이건 인류가 달린 문제니까. 나는 당신이 옳은 일을 할 거라고 99퍼센트 확신합니다." _p.567~568



...실제로도 그레이스가 이 사실을 기억해 냈을 때는 이미 새로운 외계의 친구 로키와 태양의 열기를 좀 먹는 아스트로파지의 천적 타우메바를 발견한 뒤였고 그는 이 사실에 슬퍼하면서도 지구에 자신보다 타우메바를 먼저 보낸다.



"상처 입은 자아요? 이건 제 자아 문제가 아닙니다! 이건 우리 아이들 문제라고요!"

"아이 없으시잖아요."

"아니, 있어요! 수십 명이나 있습니다. 아이들이 매일 제 수업을 들으러 와요. 그런데 우리가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그 아이들 모두가 매드맥스식의 악몽 같은 세상을 맞이하게 될 겁니다. (...) 제 관심사는 아이들이에요. 그러니까 그 못된 아스트로파지 녀석들 좀 주시겠어요!"_ p.106~107

(아마도 여기서 스트라트는 그가 인류를 책임질 수 있는 과학자라고 확신했을 것이다. 제 무덤 을 파고 만 그레이스...)


또한 그가 촉망받는 생명학자 였다가 학계에 환멸을 느끼고 중학교 과학교사가 된다는 설정도 이야기 전체를 관통한다.

1. 학계에서 살아남을 정도로 정치력이 강하지는 못하지만 이직한 곳에서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점.

2. 중학교 과학교사가 되기 위해 전공인 생명학 외에도 지구과학, 물리학 법칙 같은 기초과학을 폭 넓게 알고 있다는 점.


1번은 앞선 스트라트의 예언에도 영향을 끼치지만 이야기의 완결에서 그가 지구로 귀환하지 않고도 자신의 자리를 찾는데도 이용된다. 마션의 주인공 마크가 혼자서 화성에서 고군분투 하다 무사히 지구에 안착한 것과 달리 그레이스는 외계에서 만나 함께 타우메바를 연구한 친구 로키를 구하고 지구 귀환을 포기한다. 그리고 친구의 행성에서 타우메바족 아이들을 가르치며 중년에서 노년으로 접어드는 생활을 그린다.


2번은 작가가 물리학에서 어긋나지 않은 SF 소설을 완성하는데 영향을 끼치는데 이야기의 화자는 주인공이기에 그가 자연스럽게 상대성 이론을 비롯한 우주의 중력과 에너지 계산을 설명할 수 있는 당위성을 부여한다. 외계 종족인 로키와 대화를 나누는 방법도 그레이스의 과학적 지식에 의거하고 있다.


덤으로 주인공의 긍정적인 성격까지 더해져 이야기는 분명 한 사람의 뛰어난 과학자가 지구를 구한 플롯임에도 책을 읽은 전세계의 독자가 함께 헤일메리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과 같은 감동을 준다. 모든 계획은 완벽하지 않고 계산은 엇나가고 실수하기도 하지만 그레이스는 지구를 구하고 자신이 있을 장소를 스스로 찾아낸다. 지구 멸망을 막는 SF야 은하계의 행성보다 많겠지만 앤디 위어가 고수하는 낙관적인 분위기는 독보적이다.


사람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주인공과 악역 아닌 악역의 구성도 놀라웠고 독자들의 상상력이 빈공간을 만드는 시점엔 '매드맥스'나 '스타트렉', 고전 우주영화를 이용하여 메꾸는 스킬도 매우 놀라웠다. SF를 좋아하지만 디스토피아가 조금은 버거울 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귀여운 외계 친구 로키도 만날 수 있다! 지구에는 없는 참 우정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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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와 예감
온다 리쿠 지음, 김선영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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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의 나는 책이 아닌 클래식 음악과 담배를 취미로 삼고 있었다. 그 날은 아마도 실내악 축제 기간으로 독일에서 온 콰르텟 공연을 보러 갔었고 인터미션 시간에 흡연 공간에서 첼로 연주자를 만났다. 그 전까진 무대 위의 연주자를 어딘가 다른 세계의 사람으로 봤던 것 같은데 담배를 피우는 그는 출장 온 외국인 같았다. 물론 다시 2부 무대에서 본 그는 별세계 사람으로 보였지만 말이다.

<축제와 예감>은 온다 리쿠가 전작 <꿀벌과 천둥>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선물하는 클래식을 연주하고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집이다. <꿀벌과 천둥>에서 요시가에 국제 콩쿠르의 참가자인 여러 천재들이 클래식 연주자의 길을 걷는 과정을 박진감 있게 담아냈다면 <축제와 예감>은 콩쿠르라는 축제가 시작하기 전부터 끝난 뒤까지 이 곳에 얽힌 여러 음악가들의 인생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론 전작 주연인 아야, 진, 마사루의 이야기(<축제와 성묘>)도 반가웠지만 책의 정중앙에 실린 <가사와 그네>가 가장 인상 깊었다. 요시가에 콩쿠르의 과제곡이었던 '봄과 수라'를 만든 작곡가 히시누마 다다아키의 이야기로 일본의 유명 시인 미야자와 겐지와 이름이 같은 제자 오사나이 겐지의 오랜 이야기가 실려있다.

"어째서일까, 통 붙잡을 수가 없어요. 바로 눈앞에 있는데. 지금도 저기서 울리고 있고, 들려옵니다. 하지만 오선지에 그리려 하면 사라져버리고, 써보면 전혀 다른 게 되어 버려요." _75 <가사와 그네> 중

전작에서 직장에 다니며 콩쿠르를 준비하던 아카시처럼 오사나이 겐지도 음대 작곡과 졸업 후 가업인 홉 농장일을 하면서도 매년 스승이었던 다다아키에게 자신의 곡을 보낸다. 그는 오랜기간 다다아키에게 자신이 듣는 음악을 기보에 그대로 그리기 어려운 점을 토로해 왔지만 드디어 자신의 곡을 그대로 들을 수 있게 된 다음 날 영면에 빠진다.

"그래, 오사나이. 자기 것을 만든다는 점에서 자네나 나나 다를 바 없어. 둘 다 음악 앞에서는 대등하다. 누구나, 오직 홀로 황야를 지나는 수라인 것이다." _77 <가사와 그네> 중

(진실한 언어는 여기에 없고 수라의 눈물은 땅을 적시네)

"그런가. 이게 녀석이 보던 풍경인가."

그렇구나, 너는 여기에 있구나. 이 어딘가에서, 너의 소리를 듣고 있구나. 히시누마는 그런 생각을 했다." _84 <가사와 그네> 중

그의 장례식을 오가며 시집 '봄과 수라'와 함께 제자와의 대화를 떠올리던 다다아키는 자괴감에 빠지다 겐지의 마지막 조곡 1악장 악보를 보고 콩쿠르 과제곡 '봄과 수라'를 완성한다. 혼란스럽고 미숙한 자아를 '수라'에 빗댄 미야자와 겐지의 시와 제자에게 했던 자신도 이루지 못한 경지의 충고들을 되뇌이는 다다아키의 번뇌가 교차하는 순간들이 너무 생생히 눈 앞에 그려져서 짧은 단편이지만 가장 길게 뇌리에 남았다.

전작이 천둥같은 박진감과 사람을 끌어당기는 천재들의 매력으로 700페이지를 달리게 했다면 <축제와 예감>은 콩쿠르라는 끝이 정해진 틀을 벗어나 인생과 함께 음악을 닦아가는 이야기들이어서 좋았다. 삼겹살과 김치 앞에서 인생의 악기를 만난 가나데의 이야기(<은방울꽃과 계단>)나 지도교수를 바꾸기 위해 수작을 부리는 마사루의 이야기(<하프와 팬플루트>)도 무대 아래 음악가들의 일상을 함께 한 것 같아 즐거웠다.

"흐음. 선생님은 하프 나라 사람이네요."

"오호라. 그렇게 따지자면 마사루는.... 왠지 프랑스는 목관악기 같은 이미지가 있어. 너는 특히 팬플루트가 어울릴 것 같구나."

팬플루트

불어본 적은 없지만 그 음색은 들어본 적이 있다. 독특하고 부드러운 음색이 어딘가 향수를 불러일으켰던 것을 기억한다."

"그런가요?"

"그래, 숲에서 님프와 노닐며 팬플루트를 부는거야."

"으음."

대체 어떤 이미지란 거지?

_100~101 <하프와 팬플루트> 중

천둥과 꿀벌이 에이덴 아야와 가자마 진의 별명이듯 팬플루트는 마사루의 스승이 붙인 별명인데 음악에 미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어떻게 보는지가 너무 덕후마음으로 재밌다.ㅋㅋㅋ 연필 덕후는 사람을 연필에 빗대어 보고 책 덕후는 사람을 책에 빗대어 말하듯이.

책 소개처럼 다 읽기도 전에 <꿀벌과 천둥>이 다시 읽고 싶어졌다. 영화도 국내 OTT 서비스에 올라와서 좋은 날을 잡아 볼 예정이다. 책을 읽는 내내 5년 전에 느꼈던 그 벅찬 마음을 긴 시간이 지나서도 똑같이 느낄 수 있어서 무척 기쁜 독서의 순간이었다.

(진실한 언어는 여기에 없고 수라의 눈물은 땅을 적시네)

"그런가. 이게 녀석이 보던 풍경인가."

그렇구나, 너는 여기에 있구나. 이 어딘가에서, 너의 소리를 듣고 있구나. 히시누마는 그런 생각을 했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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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내일들 - 자기 삶의 단독자로 선 90년대생 10명과의 대화
유선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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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 없는 욕망, 저주받은 책임감이 공존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아름다운 내일들이 전하는 이야기. 각 인물에 딱 맞는 질문들을 보면 인터뷰어가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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