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여기서 스트라트는 그가 인류를 책임질 수 있는 과학자라고 확신했을 것이다. 제 무덤 을 파고 만 그레이스...)
또한 그가 촉망받는 생명학자 였다가 학계에 환멸을 느끼고 중학교 과학교사가 된다는 설정도 이야기 전체를 관통한다.
1. 학계에서 살아남을 정도로 정치력이 강하지는 못하지만 이직한 곳에서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점.
2. 중학교 과학교사가 되기 위해 전공인 생명학 외에도 지구과학, 물리학 법칙 같은 기초과학을 폭 넓게 알고 있다는 점.
1번은 앞선 스트라트의 예언에도 영향을 끼치지만 이야기의 완결에서 그가 지구로 귀환하지 않고도 자신의 자리를 찾는데도 이용된다. 마션의 주인공 마크가 혼자서 화성에서 고군분투 하다 무사히 지구에 안착한 것과 달리 그레이스는 외계에서 만나 함께 타우메바를 연구한 친구 로키를 구하고 지구 귀환을 포기한다. 그리고 친구의 행성에서 타우메바족 아이들을 가르치며 중년에서 노년으로 접어드는 생활을 그린다.
2번은 작가가 물리학에서 어긋나지 않은 SF 소설을 완성하는데 영향을 끼치는데 이야기의 화자는 주인공이기에 그가 자연스럽게 상대성 이론을 비롯한 우주의 중력과 에너지 계산을 설명할 수 있는 당위성을 부여한다. 외계 종족인 로키와 대화를 나누는 방법도 그레이스의 과학적 지식에 의거하고 있다.
덤으로 주인공의 긍정적인 성격까지 더해져 이야기는 분명 한 사람의 뛰어난 과학자가 지구를 구한 플롯임에도 책을 읽은 전세계의 독자가 함께 헤일메리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과 같은 감동을 준다. 모든 계획은 완벽하지 않고 계산은 엇나가고 실수하기도 하지만 그레이스는 지구를 구하고 자신이 있을 장소를 스스로 찾아낸다. 지구 멸망을 막는 SF야 은하계의 행성보다 많겠지만 앤디 위어가 고수하는 낙관적인 분위기는 독보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