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진의 빨간 책방 ♣
27회_201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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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우리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도쿄 산책자
[에디터스 통신]
좋은 기억의 힘
[책, 임자를 만나다] - 1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최근에 재미있게 읽었던 책을 빨간 책방에서 다루고 있어서 얼른 방송을 들었다.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다.
친구의 자살 소식을 들은지 40년이 지난 후 친구가 남긴 유서를 읽게 되면서 반전에 독자를 놀라게 한 짧고 굵은 내용이 흥미로웠던 책이었다. 내가 재미있게 읽었던 만큼 이동진 작가와 김중혁 작가는 이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귀를 기울여 들어보았다.
일단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게 이 책의 장점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독자에게 지적허영심을 채워주는 좋은 문장들이 넘쳐나기 때문에 독서의 포만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작가의 소설들은 공통적으로 남는 게 많은데 머리와 가슴과 스트레스를 남긴다는 말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형식주의 위주의 작품을 쓰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면도 있으며 수많은 정보 속에 인간은 어디에 있는가를 작품에 녹여내는 작가라고 평했다. 김경욱 작가나 김연수 작가가 줄리언 반스에 가깝다고 보고 있는데 두 작가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그런 면이 있었나 궁금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건축학을 전공한 사람이 쓴 작품처럼 설계가 치밀하게 들어가는 소설이라고 한다. 이 작가의 여러 작품 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대중 적인 소설이기 때문에 이 작가의 작품 중에 첫 작품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
이 작품의 묘미는 다 읽고 나면 한 번 더 읽을 수밖에 없는데 있다고 하는데 나 역시도 두 번 연거푸 읽을 수밖에 없었다. 독자들은 화자가 사실을 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2부에서 밝혀지고 있는 내용은 그 사실을 뒤집는다. 독자들은 화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어떻게 된거지?”라고 하면서 다시 처음부터 돌아갈 수밖에 없다.
1부에서 일어나는 아주 사소한 대화 하나도 2부의 미래를 위한 복선이었다. 에이드리언이 역사시간에 인용한 라그랑주의 코멘트가 결국 에이드리언 개인의 삶의 요약이 되는 것은 나도 나중에 다시 한 번 읽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이었다. 1부에서 원인이 일어나고 2부에서 결과로 나타난다는 구조가 운명 앞에서 무력감을 보일 수밖에 없는 인간 존재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수준 높은 소설이라고 말했다.
이 소설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반전이 일어나기 전까지 주인공이 아무 것도 몰랐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닥친 운명을 어떤 계기가 있기 전까지 이해하지 못했던데 대해 인간으로서 무력감을 느낀다고 한다. 반전에 대한 내용을 물음표로 던져놓고 1부가 끝이 났다.
읽어보지 못한 책을 들을 때는 두 작가의 이야기에 그냥 귀만 기울이면 됐다. 그러나 내가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걸 듣고 있으니 여러 가지로 내 생각이 첨가되었다. 두 작가의 잦은 웃음 소리는 작품 소개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청취자의 입장에서는 흐름을 방해하기도 했다. 물론 정규방송이 아닌 자유로운 팟캐스트의 잇점이라고 하면 할말은 없지만.
작가의 책 소개이니만큼 두 작가의 생각이나 느낌, 발견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해주길 바랐는데 대부분 작품 뒤에 소개된 해설의 내용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다. 2부에서는 두 작가의 작품에 대한 멋진 해석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 closing poe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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