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힘이 되는 논어
권경자 지음 / 소울메이트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중학교 시절 한문 시간에 배웠던 좋은 구절들이 논어에서 발췌했던 사실을 너무 늦은 나이에 알게 되었다. 그냥 시험에 출제 되었기에 무조건 외워 썼던 한자들과 문장들. 잠깐 이해만 했을 뿐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그 시절을 보냈기에 지금 머릿속에는 더듬거리는 몇 문장만 남아 있다. 그 몇 문장도 내 삶의 방향에 영향을 주기보다는 그저 지식으로 남아있을 뿐이었다. 이후 성인이 되어 가벼운 논어를 읽게 되었다. 원문에서 삶에 필요한 문장들만 뽑은 문장들 말이다. 그것은 내 인생에 정말 필요한 충고를 해 주었고, 방향을 짚어주었던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렇다면 논어에 나오는 모든 문장들을 읽게 된다면 어떨까? 아마도 인생을 살아갈 지혜를 모두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논어 20편 498장을 빠짐없이 완역한 <내 인생에 힘이 되는 논어>를 읽게 되었다.

 

한 문장마다 저자의 설명 방식은 이렇다. 원문에 독음을 적었고, 해석과 글자풀이를 달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 저자의 풍부한 배경지식을 동원하여 해설을 달았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저자의 해설이 지금의 현실에 비추어 매우 적절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해설을 충분히 읽고 원문을 읊조리다 보면 마음속으로 풀이가 저절로 되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이런 과정을 계속 하다보면 마치 자신이 그 시절 서당에서 글공부 하고 있는 재밌는 모습조차 상상하게끔 한다.

 

정독을 마음에 두고 한 문장 한 문장 읽다 보니 시간이 참 오래 걸렸다. 다른 책과 달리 진도가 느려지니 버겁다는 생각이 들어서 현재 상황에서 나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문장은 속독을 하며 넘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읽었던 모든 문장은 깊이를 느끼게 하였다.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답을 전하고 있으니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저자의 내공이 담긴 해설이 뒷받침한 덕이 아닐까 생각한다. 제1편 ‘학이’에서 제20편 ‘요왈’까지 짧은 시간에 모든 문장이 내 안으로 들어올 수 없겠지만 ‘<논어>는 불확실성이라는 어둠과 혼돈 속에서 지향해야 할 방향을 가리켜줄 네비게이터다.’ 라는 저자의 말이 이제 자연스럽게 다가오게 되었다. 이 책이 내 인생에 나침반이 되어 줄 거라는 확신은 섰지만 아직 한 문장 한 문장을 내 것으로 만들지는 못했던 것 같다. 다시 책을 펼쳐야겠다. 매일 하루 5분 논어와 만나는 시간을 갖고 내 삶을 바라보고 다듬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논어는 나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그 거울은 내 삶을 곧추세워주는 공자를 통해 지금까지의 나와 만나고, 꼼지락거리는 현재의 나를 돌아보고, 그리고 미래의 나를 그려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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