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자들 1 - 국제 자원시장을 움직이는 실력자들의 치열한 진검승부 거래자들 시리즈 1
쿠로키 료 지음, 박은희.이진주 옮김 / 황금부엉이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자원은 한 나라의 성장 동력이며 생존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요소이다. 과거 원유의 가격인상과 원유생산의 제한, 즉 석유파동으로 인한 세계의 모든 나라가 경제적 혼란을 겪은 걸 보면 알 수 있다. 따라서 경제를 좌지우지 할 만큼의 위력을 가지고 있는 자원의 확보는 각 나라가 꼭 이루어 내야 할 일이다. 그럼 그 자원의 확보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돈만 쥐어주면 가능한 것일까? 이제는 국가 간 치열한 경쟁은 기본이고 정치적인 문제까지 개입되어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해결해야 한다. 그 해결점은 그 실무를 직접 담당하고 있는 비즈니스맨들의 두뇌 싸움으로 결정된다고 해도 무방하다. 중동의 원유 확보를 위한 그들의 치열한 로비 활동이 어느 정도의 수위일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소설 <거래자들>에서 그 치열한 에너지 자원 확보전쟁의 모습을 만나본다.

 

 

 

소설의 초반에 나오는 롬멜 장군의 말로 비추어 이미 석유전쟁을 암시하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만큼 실제 전쟁을 일으킬 만큼 석유는 중요한 자원이었다. 책 <거래자들 1>은 그런 분위기로 시작하여 미국이 이라크에 경제제재를 가하는 시점부터 9·11테러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내세워 마치 첩보 작전을 방불케 하는 거래자들간의 치열한 비즈니스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로는 일본의 석유 기업인 이쓰이 상사의 가나자와, 강관수출부의 다카쓰카, 도요물산의 아키즈키, 도니치의 가메오카 고로이며 그 외 앵글로 더치석유 관계자들과 일본 자원에너지청의 도몬지 그리고 중국 석유기업 등이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이라크와 이란의 거대한 유전과 러시아 사할린의 천연가스와 싱가포르의 에너지 파생상품을 놓고 치열한 거래를 시작된다.

 

세계를 종횡무진 하며 산유국의 수장을 로비하는 일과 입찰마감시간을 지키기 위한 험난한 여정을 감수하는 일은 이들의 삶과도 같다. 거래를 위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달려가는 그들의 모습에 긴장감마저 들게 한다. 기업의 사활을 넘어 국가의 사활이 걸린 자원 확보는 이들의 판단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그들의 고단한 삶에 대해서는 안타깝지만 한편 출세를 위한 하나의 도구로 생각하는 자들의 모습에 씁쓸함을 느끼기도 한다. 

 

소설은 거래자들의 활동에 반해 이를 견제하는 NGO의 활동 모습도 비춰지고 있다. 기름 유출 사고의 우려와 파이프라인 부설이 물고기의 산란에 방해를 하는 이유로 석유 기업과의 마찰이 시작되면서 이들의 사업 방향에 제동을 걸게 된다. 이쓰이 상사의 가나자와와 NGO 단체인 ‘어스 윈즈 재팬’에서 활동하는 여동생과의 대립이 소설에서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장르가 소설이지만 소설 같지 않다고 해야 할까? 중동을 연구하고, 은행과 증권회사, 종합상사에서 근무했던 저자의 이력이 증명이라도 하듯이 에너지 비즈니스맨들의 업무가 너무나 자세히 그려져 있다 보니 사실감이 넘쳐 난다. 반면에 자주 나오는 기관들 이름이 생소하고 자원의 양과 금액이 현실적으로 와 닿지 않아 소설의 맥을 잡기가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다. <거래자들 1>에서는 분위기상 아직 클라이맥스에 도달하지 않았다. <거래자들 2>에서 그 느낌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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