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트
스티븐 베이커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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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탑에서 노트북을 거쳐 한 손으로 움켜 쥘 수 있는 자그마한 스마트폰으로의 진화는 실로 놀라운 발전이다. 하드 디스크가 없었던 컴퓨터를 처음 만져보았던 시절과 비교해 보면 스마트폰은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는데 이젠 손으로 들고 다니는 것도 거추장스러워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인공 칩을 사람의 머리에 이식해서 엄청난 속도로 대량의 데이터를 검색하며 사이버 세상을 돌아다닐 수 있는 부스트 세상이 도래한다고 한다. 과연 편리함만을 보고 과학의 힘을 무한정 이용해도 되는 것인가? 부스트를 꼽고 다니는 인간 세상은 어떠한 모습일지 2072년으로 가보자.

 

소설 <부스트>는 2072년 미래에 부스트를 사람의 머리에 이식해서 마우스나 키보드와 같은 입력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두뇌로 부스트를 작동시켜 필요한 자료를 습득하고 이용하는 세상을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람과 마주보지 않고 문자로 대화를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연애도 가상공간에서 하며 쇼핑도 자신의 아바타에 적용시켜 보고 물건을 구입한다. 아주 럭셔리하고 편리한 세상처럼 보이는데 꼭 그렇기만 할까? 역시 해커나 개발자들의 음모와 같은 위험이 뒤따를 수 있다. 부스트도 컴퓨터 운영체제를 업데이트 하듯이 정기적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두뇌지능을 높이게 되는데 업데이트 과정에서 개인을 조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삽입되어 누군가 나를 조정하려고 들 수 있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이며 저자는 이런 가정을 두고 소설을 썼다. 전에 구글이 스마트폰 가입자들의 위치정보를 수집한 것처럼 불가능한 얘기는 아닌 것 같다.

 

소설에서 등장하는 부스트가 삽입된 인간과 그렇지 않은 인간인 야생인간은 지금의 문명인과 야만인을 뜻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들이 활동하는 장소마저 도시계획이 잘 정비된 워싱턴과 황량하고 모래바람이 부는 멕시코 국경지대다. 이렇게 서로 대비되는 신분과 지역의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해놓고 주인공들이 이 두 신분과 지역을 차례대로 경험하면서 갈등구조를 보이며 인류를 감시할 수단인 게이트 블루318을 차단 하고자 하는 스토리를 전개한다.

 

소설에서 보여준 부스트를 이용한 사이버 세상은 현재로서도 충분히 가능하고, 현실에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님을 알기에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혹시 부스트를 이용한 어떤 실험이 지금 현재에 진행되고 있지 않을까 우려가 되기까지 했다. 정말 국가가 국민들에게 강제적으로 인공 칩을 삽입해야 하는 때가 진정 온다면? 생각해 보고 싶지 않았지만 소설을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질문을 떠안게 되었다. 아마도 소설처럼 비슷한 현실이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개인적으로는 어떤 인간으로 남게 될 것인가? 글쎄 디지털을 자주 사용하지만 아날로그 감성을 사랑하는 성향으로 봐서는 야생인간으로 남게 될 확률이 클 것 같다는 생각이다.

 

소설 속 주인공들의 심리적인 묘사나 긴박한 상황전개를 기대했는데 조금은 부족했던 것 같다. 그래도 인공 칩을 삽입하여 편리하게 살아가는 미래 세상이라도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근본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도덕적인 부분이 크게 좌우되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에 크게 공감을 하였다. 아무리 편리한 세상이 올지라도 미래에 굳이 부스트를 삽입한 인간들이 돌아다니는 세상까지는 오지 말았으면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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