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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하브루타 독서동아리
손승영.유현심.서상훈 지음 지음 / 심다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참으로 값진 책 만남이었다. 대중적 저자가 아닌 일반 시민의 책 출판이 의미 있는 흐름으로 자리 잡은 요즘, 더욱이 내가 한참 빠져 있는 하브루타에서 그런 책을 만났으니 하는 말이다.

이 책 앞부분에는 하브루타 독서동아리 과정에 참여한 일반 시민의 하브루타 이야기가 100쪽 가까운 분량으로 실려 있고, 뒤에는 이 프로그램의 기획 주무자인 손승영 님의 글과 담당 강사 유현심 · 서상훈 님의 글이 이어진다.

2018년 후반 도서관 도시 순천의 시립삼산도서관에서 진행되었던 하브루타 독서동아리리더 과정, 거기서 직접 다룬 작품들에 대한 7키워드 독서토론 이야기를 담은 두 참가자의 글은 마치 내가 그 현장에 함께 있는 듯한 생동감부터 느끼게 한다.

지금 내가 푹 빠져 깨닫고 있듯, 하브루타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말문이 터지게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말문이 터지면서 웃음 문도 터지고 생각 문은 더 크게 열린다. 그리고 그 생각문에선 질문들이 화살이 되어 쏟아져 나온다. 그래서 하브루타는 생각 병정, 질문 병정, 토론 병정들이 벌이는 한바탕 화끈하고 즐거운 말의 전장이 된다. 그리고 그 전장에 남겨진 전리품들을 흐뭇하게 거두어 의미있게 배열하면 드디어 글 문이 열리는 산고를 거쳐 한 편의 글로 재탄생 된다는, 평범하되 값진 진리를 이 책은 여실히 보여준다. 그래서 하브루타는 삶이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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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혈자침실기
정통침뜸교육원교재위원회 엮음 / 정통침뜸연구소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책으로나마 존경하는 김남수 선생님의 제자가 될 수 있다는 게 벅찬 감동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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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샤바누 사계절 1318 문고 33
수잔느 피셔 스테이플스 지음, 김민석 옮김 / 사계절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샤바누, 난생 처음으로 차파티에 카레를 곁들여 먹으면서 그대를 생각했어. 차파티, 인도 파키스탄 사람들이 즐겨먹는 밀떡구이. 지구촌 시대에 살다보니 그대 나라의 귀한 음식을 이곳 코레아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게 됐지. 이곳에 있는 한 요가 아쉬람에서 인도에 다녀온 요가 수행자들이 모여 차파티와 카레를 해 먹게 된 거야. 그대 이야기를 읽지 않고 갔더라면 차파티가 그대의 나라 파키스탄에서도 아주 중요한 먹을거리란 걸 생각지도 못했겠지?

재작년이던가, 그대의 나라에 큰 지진이 나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집을 잃는 재앙이 있었지. 직접 가서 구호에 힘을 보태고 싶었지만 그럴 처지가 못 돼 우리가족이 알뜰살뜰 돼지저금통에 모은 15만원 정도를 구호기금으로 보냈는데, 그런 인연이 쌓여 아름다운 그대를 만나게 됐나 보다.

어린왕자는 서로 친해지는 걸 길들여진다고 했지. 샤바누 그대를 만나면서 촐리스탄 사막과 글루버드를 비롯한 낙타 친구들, 모래바람과 싸우며 살아가는 그대 가족들, 오아시스와 캬라반들에 길들여지는 즐거움을 누렸어. 21세기인 지금도 그대 가족처럼 사막에서 낙타와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얼마나 있는지 궁금하고 만나고 싶어.

못된 지주 나지르에게 당연한 항거를 했는데 그 이유만으로 그대 가족과 무라드 가족이 당해야 했던 끔찍한 고통, 그 사건의 결과로 맺어진 타협책이 그대를 나지르의 형인 늙은 정치인의 네 번째 부인으로 보내는 것으로 내려진 결정, 이런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오늘도 그대의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독재자 무샤라프의 민주인사들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과 그대로 맥이 닿아 있다고 생각하니 참 가슴이 답답해져 와.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그대 한 사람이 희생해 주기를 바라는 가족들의 은근한 강요를 보면서 가슴 아픔을 넘어 분노가 치솟는 걸 억누르면서 끝까지 읽었어.

강고하게 굳어진 남성 중심의 세계에서 여성이 자유롭게 자신의 길을 택하고 살아간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건지 역사는 수없는 예를 보여주고 있지. 하지만 여성에 대한 차별을 온몸으로 깨부수고 깨달은 자의 삶을 살아가는 그대 이모 샤르마 같은 이가 있어 역사는 고난 속에서도 진보하는 거겠지.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사막의 딸답게 샤르마 이모처럼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일구어가겠다는 의지를 벼르는 그대의 결심이 모랫바람 멎은 촐리스탄 사막의 밤별처럼 찬란하게 느껴져.

샤바누, 그대가 온 세상에 아직도 수없이 있을 또 다른 샤바누들에게 큰 희망이 되길 빌게. 촐리스탄 유목민들의 토버엔 오늘 밤에도 맑은 별빛이 쏟아지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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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에 잘못 떨어진 먹물 한 방울 - 운영전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나라말) 1
조현설 지음, 김은정 그림 / 나라말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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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그대의 슬픈 이름은 궁녀입니다.
모든 궁녀는 임금의 여자라는 궁궐 법도에 따라, 성년이 되면 지아비도 없는 혼례를 성인식과 겸해 올리고 평생을 수절하며 살아야 했던, 그대 슬픈 이름은 궁녀입니다.
그나마 그대는 운이 좋은 건지, 당대의 풍류 문사요, 세종 임금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의 수성궁에서 아버지 같은 그에게 시를 배우며 그의 은근한 짝사랑까지 받게 되지요.
 문인 선비를 사랑하여 성삼문 같은 이들을 불러들여 풍류를 즐기던 안평이 어느 날 불러들인 김 진사라는 청년 선비, 그는 정말 대단한 천재 시인이었지요. 당신이 첫눈에 반해 버릴 만큼.
안평의 부탁으로 즉석에서 학처럼 고고하게 시를 지어내던 그.
 초서로 휘갈겨 쓰던 힘찬 그의 붓끝에서 튀겨 당신 손가락에 떨어진 먹물 한 방울. 그 먹물 방울은 그대로 그대 가슴에 불도장으로 찍혀 이글이글 사랑의 불꽃으로 타오릅니다.
  궁녀이기에, 지아비도 없는 지어미이기에 당신의 사랑은 비극이 되어야 했고, 끝내 그대들 앞에 드리운 그 서슬 퍼런 금지의 벽을 넘지 못하고 그대는 자결을 택하고 말지요. 바다 건너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그대들의 사랑은 미완성인 셈이지만, 엄밀히 따져 사랑에 완성이란 게 있을 수 있겠어요. 두 사람이 스스로 사랑을 끝내지 않는 한 사랑은 언제나 진행형 아니겠어요.
 
  그래도 행복한 결말뿐인 우리 고대 소설에서, 오롯이 가슴 시린 비극이기에 오히려 자랑스러운 그대의 이야기. 눈물은 자꾸만 속절없이 흘러내리고 책장을 덮는 마음이 수수롭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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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 성자
전재성 지음 / 안그라픽스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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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와 편리와 안락을 신봉하는 자본주의적 가치가 질펀하게 깔려 판을 치는 세상, 그런 나라 독일에서 거지가 성자라니...
  페터 노이야르!
버려진 옷과 천으로 덕지덕지 기운 옷을 입고 유기농 야채 가게에서 얻은 썩은 과일, 빵 가게에서 얻은 오래된 빵들을 먹고 사는, 세상 사람 눈으로 보면 거지의 삶을 사는 그이.
  집 없이 도시 가까운 숲에서 잠을 자고 맑은 영혼으로 수많은 이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바른 삶의 길, 영혼의 소리, 우주의 섭리를 전하는 그분.
  동서양 성자들의 깨달음이, 세익스피어의 위대한 시가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면 말씀이 되고 천둥이 되고 영혼의 음악이 된다. 걸림없이 거침없이 어느 곳에나 아무에게나 가서 자신을 열어보이고 자신이 가진 아주 적은 것마저 서슴없이 베푸는 그를 보면서 나를 돌아본다.
  가장 적게 가지려고 하고 자기를 낮추려 하고 아픈 이와 함께 아파하고 자기에게 나누어줄 것이 있을 때 아낌없이 나누어 주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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