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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
미나토 카나에 지음, 김미령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속죄는 도시에 살다가 시골로 이사온 얼굴도 이쁘고 공부도 잘하고 사랑받는 아이 에미리라는
아이가 살해를 당하면서 그 사건현장에 같이 있었던 친구들 4명인 사에,마키,아키코,유카라는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건은 명절날 다같이 모여서 학교에서 배구놀이를 하던 5명의 아이들이 한 남자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진다.
그 남자는 탈의실에서 나사를 조이는 일을 도와달란 이유로 5명의 아이들중 에미리를 지목하여
데리고 들어가 성폭행을 하고 끔찍하게 에미리를 살해하고 그것을 목격하게 된 4명의 아이들이
범인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데 이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에미리의 엄마 아사코가 시골을
떠나기전 마지막으로 그 4명의 아이들을 집으로 불러들인다.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에 범인을 찾아내"
"아니면 내가 납득할 수 있도록 속죄할것"
"그러지 않으면 난 너희들에게 복수할거야"란 말을 남기고 떠나간 아사코..
그 저주스러운 말이 트라우마가 되어 4명의 아이들은 제대로 된 어른이 되지 못하고 각자의
삶에서 속죄를 하게된다.
사에는 자기보다 2학년 위였던 타카히로를 사회인이 되어 다시 만나 결혼까지 하게되지만 결국
타카히로를 죽이게 된다.
그리고는 아사코에게 속죄를 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게 된다.
마키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어 잘 사는 듯 보였으나 풀장에 난입해 칼을 휘두르는 남자를 보고
초등학교때 자기의 친구 에미리를 구해내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강박관념에 휩싸인듯 아이들을
구해야만 한다는 절박한 생각때문에 방어하였으나 결국 그 남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여교사로
찍혀 그것으로 속죄했다는 말을 남긴다.
아키코는 에미리라는 아이와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에미리가 죽었다는 괴로움에
휩싸여 히키코모리 생활을 해오다 어렸을때부터 항상 우직하게 자기를 믿고 보호해주던 오빠가
와카바라는 여자아이가 딸린 여자와 결혼하게 되면서 와카바를 이뻐하고 친하게 지내게 되는데
어느날 오빠가 와카바를 겁탈하려는 장면을 목격하고 그 여자아이와 그때 자기가 구해주지
못했던 친구 에미리의 환영이 겹치면서 오빠를 목졸라 살해한다.
결국 와카바도 곰같은 자신이 친하게 지내려 했기 때문에 죽었다는 생각을 갖고 괴로워 한다.
유카는 어렸을적부터 몸이 약한 언니만 사랑받고 본인은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살다 결국
언니의 남편,즉 형부를 유혹해 임신을 하고 마지막엔 형부를 계단에서 밀어 살해한다.
이 4명의 아이들에게 저주스러운 말을 퍼부었던 아사코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어린 아이들에게
그런 끔찍한 말을 퍼부었을까..
자신이 괴롭고 힘들었던 건 이해하지만 극심한 분노를 범인이 아닌 범인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4명의 아이들에게 쏟아부었던 것이 난 이해가 가지 않는다.
왜 그 아이들은 아사코의 말에 그렇게 크게 영향을 받아왔을까..하는 궁금증도 생기긴 했지만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아이들에게 했던 말이어서 그 죄책감이 더 가슴깊이 파고들었던게 아닐까
싶다.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하고 분노할수 있는걸까..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어 몸서리가
쳐졌다
역시 말한마디의 중요성이 너무 크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미나토 가나에의 미스테리 화제작인 속죄는 책 표지만큼이나 참 강렬하고도 무서운 빨강의
이미지이다.
책을 읽는 내내 사람이라는 게 역시 제일 무서운 거구나..라는 생각에 너무 두려워졌다.
그러면서도 다음 이야기가 읽고 싶어지는 심리란..아마도 관음증 같은 것이 아닐까..
참혹한 사건이 일어나도 그게 내 일이 아니면 구경꾼이 되어 무슨일인지 보고 싶어지는 그런
기분..?
속죄라는 책은 그런 인간의 심리를 잘 표현해낸 책인 것 같다.
도서평가
책의 표지가 너무 강렬하고 눈에 띄어서 나도모르게 눈이가는 책이다.
처음엔 표지를 보고 참 특이하고 강렬하다라고 생각하며 책을 연 순간 책 표지의 강렬함이
책 안에서도 숨쉬고 있는 걸 느꼈다.
그만큼 <속죄>는 사람들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극하게 만드는 책인거 같다.
4명의 아이들이 커서 벌어지게 된 사건이 다 다른 사건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느새 하나의
사건으로 연결되어져 있는 그런 내용도 무척이나 맘에 들었다.
무엇보다 책 내용이 너무 재밌어서 미나코 가나에의 다른 책을 사서 보고 싶게끔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