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끝, 바람처럼 지나가는 나의 감정들 속에서『쓰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는 식물의 말』을 마주했어요.제목부터가 이미, 따뜻한 한숨 같았어요.“바람이 매서워야 어느 풀이 쓰러지는지 알 수 있어요.”이 문장을 조용히 따라 쓰는 사이나는 얼마나 애쓰며 서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고흔들리는 날에도, 나는 내 자리를 지켜냈구나 하고요.이 책은 단순한 문장집이 아니에요.짧은 문장 하나, 그 문장을 깊이 되새긴 에세이,그리고 정신과 전문의의 사려 깊은 설명이 한데 어우러져읽는 이를 한 걸음, 한 호흡 쉬게 만들어줘요.“참나무와 사이프러스 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서는 자랄 수 없습니다.”이 문장을 만난 날, ‘엄마’라는 이름을 잠시 내려놓고‘나’로 숨 쉬는 시간을 선물받았어요.“선인장은 물 없이도 산다는데 왜 나는 버거울까?”이 문장이 흘러들어온 날, 마음 한쪽에서 작게 울었어요.쓰는 것만으로 마음이 풀리는 경험,이 책은 그런 조용한 기적을 만들어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