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공부벌레들의 좌우명 - 고전 속 지식인들의 마음 지키기
박수밀 지음, 강병인 서체 / 샘터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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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지키기 옛 공부벌레들의 좌우명

 

2015. 요즘 세상 참 살기 힘들다. 젊은이들은 꿈을 잃은 채 삼포세대라는 말로 스스로 자조하곤 한다. 꿈을 꾸고 있는 젊은이들조차도 불안한 미래에 갈피를 잡기 힘들고, 현실에 부대끼며 좌절하고 또 좌절한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어떻게 살아야 잘 살 수 있는지, 참 답을 찾기 힘든 세상이다.

그런데, 현 시대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지금보다 더 가혹하고, 힘든 시절을 견뎌낸 사람들이 있었다. 신분제도라는 틀 때문에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해도 뜻을 펼 수 없었거나, 원래의 자리로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 희망도 없이 18년의 귀양생활을 견디기도 했다. 삶은 언제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아무리 노력해도 어떻게 해볼 길 없는 팍팍한 현실. 그들은 어떻게 그 시간들을 견딜 수 있었을까. 그 시련을 견딜 수 있게 한 비결은 무엇일까?

이 책 옛 공부벌레들의 좌우명마음 지키기라는 말로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고통 속에서도 자신의 마음만 지키고 있다면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한없이 흔들리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붙들고, 언젠가는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그렇게 힘겨운 걸음을 내딛으면서도 결코 그 걸음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 그 옛 사람들의 마음을 지켜주던 좌우명에 대해 읽고 배우는 것은 지금 현재의 시련을 이겨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 책은 큰 열매를 맺는 꽃은 천천히 핀다,’ ‘잊어야 이룬다,’ ‘진짜 나로 돌아가라,’ 그리고 어리석을 데 어리석어라4장으로 구성되어, 44명의 옛사람들의 생과 좌우명을 조명하고 있다. 현재의 우리보다 더 힘든 시간을 이겨낸 사람들. 성공과 실패를 떠나 한 시대를 치열하게 살다간 그들의 흔적은 이 책의 의도대로 우리에게 따듯한 위로와 격려를 전해주는 듯하다. 정말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라는 확신이 없어 불안한 우리에게 먼저 겪고 살아낸 사람들이 주는 생생한 경험과 교훈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 지 독자들은 아마 알 것이다. 비록, 이러한 내용을 다룬 책이 아주 희귀하거나 독창적이지는 않지만, 언제 읽어도 점잖은 손길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따뜻함이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사족이기는 하나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이가는 사람은 김득신이다. 재능이 남보다 못해 남들 한번 읽으면 열번을 읽고, 남이 열번 읽으면 백번을 읽었다는 사람. 김득신의 아버지께서 주신 조급해하지 말아라.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이룰 수 있단다.’라는 말씀이 큰 위로가 되는 요즘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고 있는 요즘, 오죽하면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는 말이 유행을 하였을까? 호랑이 굴에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듯이, 옛 선인들이 보여준 대로 마음하나만은 꼭 붙들고 있기로 하자. 그러면 아무리 늦어도 언젠가는 꼭 이루어질테니. 그 믿음 하나로 오늘도 또 열심히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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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이야기 - 열망의 유토피아가 온다
주요섭 지음 / 모시는사람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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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전환은 어려운 것이다. 기존의 체제와 사고방식이 익숙한 사람에게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매우 어렵고 시간이 걸린다. 특히, 이들에게는 전환을 견디는 것뿐만 아니라, 전환에 대해 설명하는 것도 매우 어렵다. 그래서 저자는 이 시기를 혼란과 불안이 교차하는 시기로 규정한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의 환경운동가 폴 호켄의 말을 빌어 축복받은 불안의 시기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비록 전환이 힘겨운 것이라고 하더라도 애벌레가 고치의 시간을 견뎌 나비로 환골탈태하듯이 강한 애벌레가 아니라 새로운 존재 즉 나비로 거듭나야만 더 높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 이 시기는 불안과 혼란으로 견디기 힘들기는 해도 이 시기를 무사히 견디면 한 단계 더 나은 삶으로 전진할 수 있는 축복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전환을 크게 세 가지 수준으로 설명한다. 첫째, ‘의식의 전환으로 삶의 중심 가치 즉 사고방식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 전환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로서 개인 의식의 전환이다. 둘째, ‘생활의 전환으로 생활양식을 바꾸는 일이다. 예를 들면 기존의 개인주의적, 자본주의적 생활양식이 아니라 일이나 돈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어떻게 잘 살 것인가 즉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추는 생태적 삶이나 사람들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협동을 통해서 생활을 영위하고자 하는 공동체적인 삶 등으로 이동해가는 것이 그것이다. 이 두 번째 전환은 개개인의 의식전환을 바탕으로 실제 생활면에서 전환을 실천하고, 이를 공동체로 확대해나가는 과정이다. 마지막은 체제의 전환즉 사회경제 시스템의 중심이동이다. , 위 두 수준의 전환이 더욱더 정착 확대되어 사회 체제 전체의 전환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저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쉽게 말해 내가 바뀌면 우리가 바뀌고, 우리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라는 것이 바로 전환의 가장 핵심적인 논리이다.

저자는 위의 세 가지 수준에서 일어나고 있는 혹은 필요한, 즉 개인, 종교, 정치, 사회 등의 다양한 전환과 그에 대한 서술을 이 책에 포함하고 있다. 사실 위에서 전환은 어려운 것이라고 했지만, 솔직히 전환운동 혹은 이론에 그다지 많은 전문성이 없는 상태에서 읽기 쉬운 책은 아니었다. 특히, 각 장들이 전환이라는 주제를 다루고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하나의 책으로 유기적으로 연결 된다 기 보다는 각 각 따로 읽히는 편이어서 이 책을 다 읽고 났을 때 ..결국은 이런 이야기구나하는 하나의 완결된 느낌을 갖기 힘들었다. 하지만, 왜 지금 시점에서 전환이 절실한지, 전환운동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상세한 서술은 매우 신선하고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전환에 대한 의미규정과 분류 역시 앞으로 전환운동을 이해함에 있어 그 틀을 제공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 전환이 무엇이고, 수준에 따라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를 기본으로 하는 것이 그 외의 논의들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전환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면서, ‘각비-엑소더스-깨달음-새 공동체-체체전환이라는 저자가 제시한 한국형 전환운동의 프로세스에 대해 생각해본다. 저자는 이 과정이 순차적이지 않고, 불연속적이고 불균등하며 동시에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전환은 개혁처럼 한 순간에 모든 것이 뒤바뀌는 개념은 아니기에 천천히 점진적으로 변화해가다보면 종국에는 ..바뀌었네하고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어제와 오늘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십년 전과 지금은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고치의 시간을 견디는 것은 어쩌면 영원처럼 느껴질 정도로 길고 힘들 수도 있지만 계속 노력하다보면 나비가 된다는 자명한 사실처럼, 지금의 변화의 움직임이 미약하고 작을지라도 어느 순간 돌아보면 전환을 이루었음을 느끼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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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은 아니다
이명준 지음 / 북투어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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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의 논리를 비판하면서 나온 이 책은 ‘아프니까 청춘은 아니다’라는 제목을 선택했는데, 전체적으로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으로는 책의 제목은 ‘청춘, 지금 참 아프겠구나’정도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저자의 논리대로, 청년 멘토의 한 부류는 독설을 퍼부어서 지금의 아픔을 개개인의 잘못으로 돌리면서, 개개인에게 더 분발할 것을 주문하는 것이고, 두 번 째 부류는 그럴듯한 말로 힐링을 선사하면서 지금의 고난도 그리 나쁘지 만은 않다고 위로하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의 경우는 사실 이도 저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자가 에필로그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 책의 경우는 저자가 자신있는 부분, 현재 청년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에 대한 사실적인 부분들은 잘 제시가 되었지만, 그 이후의 문제 즉, 대안적인 부분이나 해결책에 대해서는 그다지 설득력있게 다루고 있지 않다. 즉, 다시 말하면 호통도 힐링도 그 어떤 것도 제공하지 못한 채, ‘너희들이 지금 이렇게 힘든 상황이야’만 알려주고 있는 것이랄까. 그리고 또 마지막의 ‘나성공-나청년’ 에피소드의 경우에서만 보더라도 기존의 책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 배우고 깨닫고 노력하라’는 메시지 외에 별로 특별한 내용도 없었다. ‘아프니까 청춘은 아니다’라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 시키는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내용자체는 그리 특별한 것이 없었다. 이 책을 읽고 청춘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아..우리 정말 힘든 상황이구나’ 정도일까. 게다가 저자는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만한 대안도 찾기가 참 어렵다고 스스로 밝히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이 책이 청년들에게 과연 무엇을 줄 수 있을까? 비슷비슷한 책들의 홍수 속에서 그다지 눈에 띌만한 메시지는 없었다고 한다면 저자의 노력에 너무 가혹한 평가일까?

 

또한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고 정당화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지만, 이 세상 어느 누구가 아파보지 않은 사람이 있으랴. 그리고 저자는 성공가도만 달려온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한다고 하였지만, 누구나 성공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에게는 그들만의 몫인 고뇌와 고통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청년의 고통만 고통이고 그 외의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 그리고 그들의 성공담 따위 하나도 도움되지 않는다는 논리는 동의할 수 없다. 지금의 상황은 청년에게도 그리고 청년의 부모에게도 모두 힘든 상황일 뿐, 그들이 청년이어서 더 큰 고통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옛날 고대 그리스시대에도 청년들의 힘듦을 토로하였다 하지 않던가.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잡기 위해 누구나 겪고 지나가야 하는 성장통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물론 고통의 경중은 다르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 고통의 경중을 따지는 것은 다분히 주관적일 수 밖에 없겠지만 말이다.

 

정리하면, 비록 전체적으로 이 책은 제목이 주는 인상만큼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청년의 아픔에 공감하고 도움이 되고자 하는 저자의 마음만큼은 이해할 수 있는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청년이 처한 상황이 어떠한 지에 대해서 객관적인 자료들을 중심으로 잘 정리해놓았다는 면에서, 현 상황에 대해 판단하고자 하는 청춘들에게는 도움이 될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온전히 본인 스스로 결정해야할 몫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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