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한민국 영어 교육이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 - 애로우 잉글리시
최재봉 지음 / 로그인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제목부터 마치 열어서는 안될 판도라의 상자를 연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다.
지금이야 초등학교에서부터 영어 교육을 받고 있지만 나이가 조금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학교에 올라가고 나서야 영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했을 것이다.
나도 중학교 1학년 처음 영어 수업을 받고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도 도대체 영어의 5형식이 어쩌고 맨투맨을 봐야 한다, 성문 시리즈를 봐야한다 등등 이건 영어라는 언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영어의 구조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해부하는 그런 수업같았다.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그리고 대학교에 들어와서도 영어는 계속 같은 방식의 수업이었다.
10여년을 배우고 지금도 매년 새해 계획을 짤때면 영어공부가 우선순위에 들지만 외국인과 대화 한마디 못하고 한글자막이 없으면 외화조차 한편 제대로 못보는 영어문맹으로 지내고 있다.
여기 이책에서 왜 우리가 지금까지 10년이 넘도록 영어를 배우고 공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입밖으로는 한마디 제대로 내뱉지 못하는지 정말 속 시원하게 알려주고 있다.
책에서 소개한 핀란드와 미얀마의 영어교육은 충격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다.
우리보다 짧아도 너무 짧은 기간동안 영어를 배우고도 거침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너무 놀라웠다.
핀란드의 영어 교육을 책에서 보고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KBS에서 핀란드 영어교육에 대해 취재한 영상이 있었다.
그 영상속의 핀란드 사람들은 인터뷰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영어로 거침없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시장에서 장사하는 할머니조차 재료의 요리법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거침없이 대답해 주었다.
이 인터뷰 영상을 분석한 대학교 교수님은 문법적으로는 맞지 않지만 성관없이 아주 잘 말하고 있다고 분석을 했다.
이 부분이 항상 문제다. 영어고수들은 매번 틀릴꺼 생각하지 말고 아무렇게나 일단 말을 하라고 하지만 우리 뇌는 지금까지 문자로 배워왔기 때문에 그런지 먼저 한글로 말을 만들고 거기에 해당하는 단어들을 생각하고 다시 문법에 맞춰서 배열하고 나서야 말을 떠듬떠듬 내뱉으니 듣는 사람도 힘들고 말하는 사람도 힘이 든다.
한동안은 영어를 많이 들어서 귀를 뚫어야 한다는 공부법이 대한민국을 강타하면서 엄청난 시간을 영어 듣기에 투자해 보기도 했지만 안들리는 단어는 계속 안들리고 더이상은 진전이 없어 이방법도 포기하고 말았다.
집에 먼지만 쌓여가는 영어책들이 하나 둘 쌓여갈 수록 영어는 점점 더 멀리 달아나는 듯 보인다.
작가는 영어를 글이 아니라 그림으로 이해를 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단어도 그림을 보고 연상해서 익혀야지 글로만 익히다보면 힘들다고 한다.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단어 설명을 할때 사물을 보여주면서 저건 버스, 이건 빵 이런 식으로 알려주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단어와 사물이 같이 연상이 되지 않으면 그 단어를 들었을 때 설령 이 단어가 들렸다고 하더라도 이게 무슨 뜻인지를 모른다면 들리나 안들리나 차이가 없는 거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무릅을 탁 치게 했던 부분이다.
하루종일 알지도 못하는 영어 백날 들어봐야 이해도 안되고 들리지도 않았던 것이다.
어쩌면 알면서도 무심히 그냥 지나쳐 버린 방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영어도 우리말처럼 순서대로 듣고, 말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영어를 우리말로 해석할 때 영어는 우리랑 어순이 틀려서 항상 뒤에서 부터 해석해 나와야 된다고 배워왔고 그렇게 공부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를 하려해도 영어를 들으면 뒤에서 부터 해석해 오다가 앞부분은 잊어버리고 막히는 것이다.
왜 그냥 맨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을까? 한번도 그렇게 공부하라고 한 사람도 없었고 해석을 하려면 긴 글은 일단 관계대명사에서 /를 쳐서 짧은 글로 나누고 한 구절씩 해석을 하라고 배워왔는데 이걸 대화에도 써 먹으려니 답이 안 나오는 것이다.
저자는 영어도 우리말 하듯이 순서대로 이해하고 말하라고 한다.
그런 훈련법이 사진기사로 하는 것이다.
짧은 기사내용을 한장의 사진으로 설명해주는 기사를 가지고 연습을 하라고 한다.
영어는 철저히 주어에서부터 멀어지는 순서로 단어가 배열된다는 점을 알고 사진과 기사를 매치시켜 배열해보면 정말 주어에서부터 차례대로 단어가 배열되고 있는 것을 볼 수 가 있다.
마치 새로운 영어의 신기원을 본 듯하다.
사진만 보고 대충 영작이 된다.
영어 문맹이던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도 할 수 있을것 같은 자신감. 이 자신감이 또 얼마나 갈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뭔가 다른 느낌이다.
유창하지 않아도 좋고 발음이 원어민같지 않아도 좋다.
그냥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고 내뜻을 이해하게끔만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