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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과 필사하기 세트 - 전2권 (쓰고 읽는 필사본 + 시집) - 선시집 - 목마와 숙녀 ㅣ 시인의 필사 향연
박인환 지음 / 스타북스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와 숙녀>중 첫구절이다.
시를 안읽거나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는 알고 있을 것이다.
예전 국어 교과서에서도 이 시가 실려 있어서 수업중에 배우긴 했지만 시간이 흘러서 이렇게 다시 시집을 통해 접하고 나니 참 새롭게 다가왔다.
또한 이런 주옥같은 시들을 엮어서 필사를 할 수 있는 책으로 재탄생되어 더욱 반가웠다.
시는 한편 한편이 짧기 때문에 아주 쉽게 읽을 수 있지만 그냥 빠르게 읽기만 한다면
그 시의 행간 행간에 함축된 의미를 찾기는 힘들다.
이 책은 박인환의 시 초기본을 현대어로 바꿔서 출간을 했지만 한두번 읽어서는 내용 파악이 쉽지 않았다.
솔직히 작가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 시를 썼는지는 공부하듯이 파고들지 않고는 잘 모를것 같다.
그래서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문학작품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옛 성현들은 그 어려운 고서들을 100번이고 200번이고 계속 읽고 또 읽다보면 그 뜻을 저절로 깨칠것이라고 했듯이 아마도 이 시도 글자 한자 한자 음미하면서 여러번 읽다보면 그 뜻을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요즘 서점가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컬러링책과 필사책 중의 한권이다.
그냥 읽기만 하는 것보다 직접 써가면서 읽다보면 좀 더 자세히 읽을 수 있고 또 쓰면서 한번 더 읽게 되어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가 있는 것 같다.
글쓰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조금 쓰다보면 손 아귀가 아파 처음부터 많이 쓰지는 못하지만
하루에 시 몇편씩 쓰다보면 글씨 연습도 되고 시랑 좀 더 친근해 지는 느낌이다.
다행스럽게도 소설이나 수필 같은 경우는 문장도 길고 분량도 많지만 시는 문장도 무척 짧고 분량도 얼마 되지 않아 필사를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들에게는 아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인데 필사를 위해 책 제본도 일반 책과 다르게 한것 같다는 느낌이다.
보통 책들은 쫙 펼치면 제대로 다 안펴지고 책 양쪽이 말리는 듯 펼쳐지는데 이 책은 어느 페이지를 펴더라도 완전히 쫙 펴져서 필사를 할 때 전혀 불편함을 느낄 수가 없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왼쪽엔 원본 시를, 오른쪽엔 필사 공간을 두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정성들여 박인환의 시를 필사하며 마음도 정화하고 필사가 끝난 책을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한다면 아마도 더 큰 감동이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