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가 되고 싶은 너에게 - 구마 겐고가 들려주는 건축가의 마음과 태도
구마 겐고 지음, 송태욱 옮김 / 안그라픽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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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일본의 도쿄에서 올림픽이 열릴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바로 구마 겐고가 설계한 주 경기장이었다.

흔히 보이는 나무 각재를 외장재로 활용한 평범하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의 경기장을 선보였다.

하지만 맨 처음 경기장의 디자인은 구마 겐코가 아닌 자하 하디드의 작품이었다.

그녀의 작품은 유선형에 미래지향적인 독특한 형태가 특징으로 서울 동대문에도 그녀의 작품이 있다.

동대문 디지털 플라자가 바로 그녀의 작품이다.

반면 구마 겐고의 작품은 독특한 재료를 사용한 입면이 많은 것 같다.

한국에도 그의 작품들이 여럿 있지만 입면을 구성하는 방식이 흔히 우리가 보는 건물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그는 건축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건축 실물을 많이 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아무리 책을 통해 사진을 보고 평면을 보고 연구를 한다고 해도 직접 가서 느끼는 공간은 책에서 배우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2차원으로만 보고 느끼는 공간은 현장에 방문에서 주변의 경관부터 진입부, 건물의 첫인상부터 내부와 외부에서 느끼는 공간감 등은 직접 가서 보고 느끼지 않는 이상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안도 다다오가 처음 건축을 배울 때도 될 수 있으면 최대한 많이, 좋은 건축물을 직접 보러 다녔고 모형도 많이 만들고 도면도 직접 그려보면서 그 건물의 공간감 등을 느끼고 작가의 생각을 느끼면서 건축을 공부했듯이 구마 겐고도 직접 건물을 보고 느끼라 말하고 있다.

그만큼 스스로 건물 안에서 느끼는 공간감이 건축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구마 겐고가 처음부터 이렇게 유명하고 뛰어난 건축가라고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에서 구마 겐고는 자신이 어떻게 사무실을 운영해 왔고 어떻게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는지 아주 솔직하고 담백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이야기는 스스로를 건축가라 칭하는 사람은 자신이 예술가이고 예술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규모의 크고 작음에 상관하지 않고 그 건축을 예술이라고 생각하고 예술 작품을 만들기 위해 건축가 특유의 미의식, 가치관, 철학을 다 투영하려고 해서 의뢰인과 문제가 생긴다고 말하고 있다.

의뢰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그저 건축가의 예술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욕심에 의뢰인이 희생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래서인지 구마 겐고는 항상 의뢰인 입장에서 생각하고, 건물이 들어설 지역의 사람들과의 정도 쌓고 재료나 다른 모든 것들을 그 지역에서 생각하고 텍스트를 찾아가는 방식을 이어오는 듯하다.

일본이 버블 경기가 꺼지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기에 들어섰을 때만치 지금 당장의 한국과 같은 분위기에서도 구마 겐고는 절망하지 않고 오히려 공부할 시간이 많이 생겨서 좋다고 생각하고 꾸준히 정진한 끝에 지금의 자리에 올라선 게 아닌가 싶다.

설계비가 아주 적어도 의뢰한 프로젝트가 재미있을 것 같으면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정열적으로 달려드는 모습이 지금의 그를 만든 게 아닌가 싶다.

힘들다고 풀죽어 있을게 아니라 미래를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갈 준비를 해나간 그의 정신을 본받아 절망하지 말고 꾸준히 자기 일에 매진할 것을 스스로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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