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 부의 격차를 좁히는 진짜 돈의 모습
필립 바구스.안드레아스 마르크바르트 지음, 배진아 옮김 / 북모먼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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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장경제 결사옹위...가도 너무 갔다....





...국가가 독점하고 있는 강제적인 화폐 시스템은 인류 역사상 최대 사기극이라고 할 수 있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국민에 대한 최대의 사기극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당신의 계좌 잔고가 유로화를 도입한 이후 두 배로 늘어나지 않았다면 당신 역시 사기를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들은 당신의 재산을 탈취하고 횡령하는 방법으로 당신을 기만하고 있다.




...통화량 확장을 통해 수입과 재산이 재분배된다. 일반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층에서 높은 층으로 재분배가 이뤄지며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해지고 부유한 사람들은 더 부유해진다...애초부터 화폐 시스템은 파괴의 싹을 가지고 있다. 지속적인 금리 인하와 강도를 더해가는 통화량 확장의 길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면, 사람들은 결국 화폐에 대한 신뢰를 잃고 말 것이다. 이 길의 끝에는 화폐 시스템의 불가피한 붕괴가 기다리고 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복지국가의 성장률이 금본위제에 대한 결별 및 화폐 시스템으로의 전환과 일치한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현대의 복지국가는 막대한 국가 채무를 기반으로 생겨났으며 화폐 시스템을 통해서 그처럼 어마어마한 규모의 국가 채무를 지는 것이 가능해졌다. 복지국가에 드는 재정을 순수하게 세금으로만 충당했다면 이미 오래전에 국민들이 폭동을 일으켰을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화폐는 필연적으로 부채 경제를 초래했으며, 금융 산업과 모든 것을 제공해 주는 국가에 대한 국민의 종속성을 강화했다. 그리고 이 두 가지는 은밀하게 세력을 확장해 왔다. 부채의 노예라는 비참한 처지는 화폐로 지탱되는 복지국가 개념과 합세해 사람들의 기반을 뿌리째 뽑아버렸다. 사람들은 자신의 생계를 지원해 주는 국가에 종속되면서 이웃, 특히 가족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 유대 관계도 무너지고 있다. 사회를 결속시키던 윤리적 접착제가 끈기를 잃어버렸다.




...서구 세계의 경우 사회복지 프로그램과 군사적 개입에 드는 국가 지출이 국가 부채와 가계의 적자 증대를 유발했다. 부채를 실질적으로 상환하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다. 복지국가 건설 자체가 이미 잘못된 투자다. 그것은 서로 자발적으로 협력하려는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만약 납세자들에게 징수한 돈과 화폐 독점권을 이용해 새롭게 만든 돈으로 계속해서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복지국가는 종말을 맞이할 것이다.



...화폐는 국가가 고안한 것이 아니며 입법 행위의 산물도 아니다. 따라서 국가가 화폐를 승인하는 행위는 화폐의 개념과 전적으로 거리가 멀다. 화폐로 간주되는 특정한 물건들의 존재 역시 경제적인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국가의 영향력 행사는 전혀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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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세븐 킬러 시리즈 3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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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예쁘게 떴다 싶으면 구름이 모여들고, 벚꽃을 즐기고 있으면 바람이 불어 꽃을 떨어뜨린다. 호사다마와 같은 뜻이야. 무당벌레, 넌 늘 구름이 끼어 있고 늘 바람이 불어. 그렇지?”  “바로 그래.”   “둘 중 하나겠지. 지금은 글렀더라도 언젠가는 아름다운 달과 벚꽃이 나타날 것이라 기대하거나, 구름과 바람도 나쁘지 않다고 여기거나.”



“매화나무가 옆에 있는 사과나무를 신경 써서 어쩌자는 거야?” 하고 대꾸했다고 한다. “매화나무는 매화꽃을 피우면 돼. 사과나무는 사과를 맺으면 그만이고. 장미꽃과 비교한들 아무 의미도 없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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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또 내일 또 내일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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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강박적으로 상처를 핥고 보듬기. 이 표현의 역설적 쓰임이 참 이상하다고 세이디는 생각했다. 상처를 핥으면 덧나기만 할 뿐이다, 안 그런가? 입은 박테리아의 온상지다. 하지만 인간은 제 참상과 주검의 맛에 쉽게 중독되기 마련이다.




...“그럼 난 어느 세월에 너에 대해 알 수 있어?”
기억은, 네가 오래전에 깨달았다시피, 건강한 두뇌를 가진 사람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게임이다. 그리고 이 기억 게임은 단 하나의 기준에 의해 승패가 좌우된다. 기억의 구성을 우연에 맡기느냐 아니면 기억해내기로 결심하느냐.
자, 이 일이 시작됐을 때 넌 어디에 있었지?




...NPC는 게이머가 플레이할 수 없는 캐릭터다. 프로그램된 세계가 그럴듯하게 보이도록 돕는 인공지능 엑스트라다. NPC는 절친한 친구, 말하는 컴퓨터, 아이, 부모, 연인, 로봇, 무뚝뚝한 소대장, 악당, 뭐든 될 수 있다. 그러나 샘은 그 단어를 욕으로 썼다—네가 중요하지 않다고 한 데 더하여, 샘은 네가 따분하고 예측 가능하다고 얘기하는 거다. 그러나 사실 NPC들이 없는 게임은 존재하지 않는다.
“NPC 없는 게임은 없어.” 네가 말한다. “그랬다간 얘기할 상대도 없고 할일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허풍쟁이 영웅만 남겠지.”




... 네 인생의 얼마나 많은 부분이 우연에 좌우됐을까? 네 인생의 얼마나 많은 부분이 하늘 위 커다란 다면체 주사위의 굴림에 맡겨졌을까?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삶은 원래 다 그렇지 않나? 결국 자신이 뭔가를 선택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리고 네가 꼭 비디오게임 프로듀서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너는 그 일에 유능했다.





...세이디는 인간의 의식과 자각에 대한 책에서 인간의 두뇌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이 쌓이면 그들의 AI 버전을 생성한다는 얘기를 읽었다. 뇌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뇌 내에서 그 사람의 버추얼 버전을 관리한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 닥치면 우리의 뇌는 여전히 그 버추얼 버전이 존재한다고 믿는데, 어떤 의미에선 그 사람이 실제로 아직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일이 흐르면서 기억은 희미해지고, 그 사람이 살아 있을 때 만들어둔 우리의 AI 버전은 매년 서서히 사그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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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변의 법칙 - 절대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23가지 이야기
모건 하우절 지음, 이수경 옮김 / 서삼독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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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고다 아야 지음, 차주연 옮김 / 책사람집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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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오래된 나무는 그냥 죽어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새로 자란 나무도 그냥 살아 있는 것이 아니었다. 생사의 경계, 윤회의 무참함을 봤다고 해서 그렇게 집착할 필요는 없다. 죽음의 순간은 찰나다. 죽은 후에도 이처럼 온기를 품을 수 있다면 그걸로 괜찮다. 이 현장을 못 보고 지나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이 온기를 남은 생의 선물이라 믿으며 살아가야겠다고 결심하자 눈이 촉촉해졌다. 나무란 이처럼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다. 이다음에는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나무가 숨긴 감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아무도 없고, 해와 꽃과 등에와 물뿐이었다. 등에가 날갯짓하는 소리와 꽃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그 밖에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멍하니’라고 해야 할지, ‘넋을 잃고’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아버지 옆에 말없이 우두커니 서 있었다. 포화(飽和)라는 말이 그런 상태를 가리키는 걸까 하고 나중에 생각해본 적 있다. 특별히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저 등꽃을 보고 있었을 뿐인데 어째서 그토록 넋을 잃고 바라보게 된 것인지 이상하다...그러나 훨씬 훗날에 아버지가 등꽃에 관해 쓴 수필을 읽고 깜짝 놀랐다. 등꽃은 가을에 피는 꽃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등에 소리는 천지의 활기를 말해준다, 이 꽃을 보면 내 마음은 하늘에도 닿지 않고 땅에도 닿지 않는 공중을 떠돌며,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하지 않는 것도 아닌 경계를 유람한다고 쓰여 있었다.




...아이는 등꽃을 골랐다, 그런데 왜 안 사준 것이냐, 돈이 부족하면 지갑을 통째로 계약금으로 걸면 끝날 일을 너는 아비가 한 말도 자식이 어렵게 내린 선택도 헛수고로 만들어놓고 태평하게 있으니 그 얼마나 천박한 심성이냐, 게다가 등꽃이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했는데 도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가치를 정하는 것이냐, 다소 값이 비싸다 해도 그 등꽃을 아이의 마음을 살찌울 거름으로 삼아줘야겠다는 생각은 왜 하지 못하는 것이냐, 등꽃을 계기로 어느 꽃이든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면 그것은 아이의 일생에 마음의 여유가 될 것이고 여자 일생에 눈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만약 더 깊은 인연이 있다면 아이는 등꽃에서 담쟁이덩굴로, 담쟁이덩굴에서 단풍으로, 소나무에서 삼나무로 관심의 싹을 키워나갈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그것은 이제 그 아이의 재산이 된 셈이다, 그 이상의 가치는 없다, 한창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어떻게 하면 아이의 몸과 마음에 훌륭한 양분을 줄 수 있을지 그것만 생각하는 법이다. 금전을 먼저 들먹여 아이 마음의 영양을 생각하지 않는 처사에 기가 막혀 말도 안 나온다며 몹시 꾸중했다.




“비스듬히 서 있는 나무는 형일까요? 동생으로 보이나요? 형제든 친구든 한때 이 두 나무는 경쟁했을 겁니다. 그러다가 어떤 이유로 한쪽이 공간을 양보하게 되었고 그 상태로 지금에 이르렀을 겁니다. 똑바로 서 있는 나무를 감싸주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참 불쌍하죠? 서로 이웃해 자라는 나무에게서 이런 일들이 자주 일어납니다.”
평생 한쪽으로 기운 채 살아갈 편백나무의 높은 우듬지에 무성하게 달린 가느다란 잎이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렸다. 그 작은 흔들림에도 기울어진 구간 어딘가는 인내를 요구받고 균형을 잡으려 애쓰고 있을 것이다. 나무는 말을 하지 않고 살아간다. 몸이 기울어도 아무 말 하지 않는다.






...나무란 겉모습을 아무렇지 않게 고쳐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고, 동시에 나무는 한번 상처를 입으면 평생 그 상처의 고통을 몸속에 품은 채 살아간다는 것이 된다. 나무는 성장이 중심부가 아니라, 항상 바깥쪽에서 바깥쪽으로 새로운 나이테를 만들어가며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배운 곳도 여기다. 바깥쪽에서 바깥쪽으로 새로운 나이테를 만들어가기 때문에 상처도, 그 상처가 일으킨 변형도 세월과 함께 안쪽 깊숙이 감싸안는다. 감싸안는다는 말은 따뜻한 정을 내포하는 표현이다. 알맹이를 보살피고 보호하고 외부의 재난을 막아주는 역할을 겸하는 행위가 바로 감싸안는다는 말이다. 생물은 인간도 새도 짐승도 모두 그 상처를 감싸안아야 할 필요가 있다. 나무도 당연히 그렇게 한다. 감싸안고, 보호해주고, 변형을 보완해주고, 되도록 상처 없는 나무와 마찬가지로 줄기를 원통형으로 만들어가려 한다. 굽은 나무가 비전문가의 눈에 얼핏 매끈한 피부를 보여주고 우수한 목재와 비교해 눈에 띄는 차이가 없어 보이는 이유는 사람을 속이려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이치에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




...잔뿌리는 나무라는 구조의 말단이지만, 구조의 말단은 온 힘과 노력을 쏟고 있다. 인간에게 짓밟혀 껍질이 빨갛게 벗겨진 상태로 비에 젖은 투망형 뿌리를 보다가 나무는 평생 거주지를 바꾸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어난 곳에서 죽을 때까지 한자리에서 살아가겠노라는 의지가 가장 강한 존재는 뿌리임이 틀림없다....보통 뿌리와 나무의 경계를 정하는 것은 흙이다. 흙 위로 솟아 나온 부분부터 나무가 된다. 뿌리와 나무는 본래 하나로 이어져 있다. 그런데 거기에 경계를 짓는 것이 작고 부슬부슬한 흙 알갱이라서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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