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과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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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2 - 개정판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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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1 - 개정판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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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문장들 - 굳은 마음을 말랑하게 하는 시인의 말들 문장 시리즈
김이경 지음 / 유유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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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다 보면 마음을 뺏긴 한 줄의 문장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그 문장 너머로 시는 계속 이어진다. 밑줄 친 금언, 근사한 아포리즘 너머에 진짜 삶이 있는 것처럼. 그래서 쓸쓸하고 그래서 오기가 생기는 것처럼. 짧은 시도 끝까지 다 읽어야 그 뜻을 알 듯, 삶도, 짧고 보잘것없는 삶도 끝까지 다 살아야 비로소 뜻을 알 것이다. 아니 어쩌면 다 읽어도 알 듯 모를 듯한 시처럼 다 살아도 모를지 모른다. 그 막막함이 다시 시를 부른다.


...너를 모욕하는 세상을 벗어나 흰 바람벽 안으로 숨고 싶은 네 마음을 모르지 않아. 그러나 너를 모욕한 이들을 원망하기 전에 네가 세상을 모욕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렴. 스스로를 높이기 전에 네가 누군가를 너만큼 높인 적이 있는지 생각해 보렴. 혹시 세상보다 먼저 네가 벽에 벽을 치지는 않았는지, 한 번만 의심해 보렴.


...‘인생이 뭐야?’라고 누가 물으면 딱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모르는 일이 아는 일이 되어 흘러갈 때까지 떨고 있는 일이야...그나저나 나는 좀 더 오래 이 물속에서 떨고 있어야 할 모양이다. 아직도 죄다 모르는 일뿐, 도대체 아는 일이 없으니…….


...사는 게 우울하고 괴로운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지만 따지고 보면 눈이 높은 게 문제다. 타인과 세상을 보는 눈이 높으면 배신감을 느끼고, 나 자신에 대한 기대가 높으면 가랑이가 찢어져 아프다....그러니 잊지 말자, 내 주제!상기하자, 피의 계율!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맞아, 맞아.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어. 이어지는 시구들도 다 멋져서,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는 말에도 절로 끄덕끄덕했지. 하지만 이 대목, 너는 존재하기에 사라질 것이며 사라지기에 아름답다는 대목에 이르러선 고개를 끄덕일 수 없더군. 그저 아득할 뿐이었지...언젠가 내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면 그때는 이미 나를 잠 못 들게 하던 쓸데없는 불안은 사라진 뒤일 거야. 그날을 기다리며 나는 오늘도 시를 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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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 - 그들은 왜 칼 대신 책을 들었나 서가명강 시리즈 14
박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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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지유신은 지배층인 사무라이층 내부의 다툼과 그 파장으로 일어난 것이고, 그 속에서 급진개혁파가 주도권을 잡아 이뤄낸 변혁이었다. 이런 메이지유신의 성격은 일본사회에 보수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가져다주었다. 보수성이라고 해서 변화를 거부한다는 뜻은 아니다. 커다란 변혁을 보수세력이 점진적인 방법을 통해 수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변혁이 진행되어도 사회질서가 총체적으로 붕괴되는 일 없이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일본 대중은 정치참여에 관심이 덜하다.


...변혁 과정에서 번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생각이 엇갈렸다. 요시다 쇼인은 번의 보수성에 절망한 나머지 일반 사무라이나 상층 농민이 번을 뛰어넘어 연계해서 정치세력을 만드는 ‘초망굴기론’을 주장했다. 조정의 공경도 번의 대명도 신뢰할 만하지 않다는 것이다....사쓰마번의 오쿠보 도시미치는 한 차례 일반 사무라이들의 봉기를 시도한 적은 있으나 그것이 실패로 끝난 후 현실을 자각했다. 그는 번 권력을 이용하기 위해 권력자에 열심히 접근해서 그의 신뢰를 획득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결국 그는 사이고 다카모리와 함께 사쓰마번의 전체 권력을 이용하여 메이지유신의 왕정복고 쿠데타를 성공시켰다...한편 사카모토 료마는 일찌감치 탈번을 감행했다. 낭인이 된 것이다. 그는 교토, 에도, 나가사키 등지에서 여러 동지들을 모아 반막부 활동을 전개해나갔다. 그에게는 번이 없어도 좋았다. 그러나 번이 스스로 알아서 도와준다면 마다할 이유는 또 없었다. 사면, 탈번, 사면을 반복하던 그는 결국 도사번이 지원하는 해원대를 창설했고, 도사번의 힘을 이용하여 장군의 권력을 천황에 반환하는 대정봉환을 실현시켰다...번 밖 초망들의 단결된 힘과 번 권력의 지원을 함께 묶어낼 수 있었던 데 료마의 성공배경이 있었다고 할 것이다.


...라스트 사무라이, 사이고는 사후 우상화되었다. 천황을 옹립하고 있는 메이지 정부에 반란을 일으켰으니 역적임에 틀림없는데 아무도 맘속에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메이지 천황도 오쿠보 도시미치도 마찬가지였다. 거기에는 근대 일본인의 아이덴티티 문제가 관련되어 있다. 메이지유신은 엄청난 서구화 변혁이었다. 나라의 생존을 위해서 열심히 서구화를 추구했지만 그 과정에서 피치 못하게 발생하는 민족적 상실감을 사이고를 통해서 만회하려고 했던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새삼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무장봉기 세력은 그렇다 쳐도 일본의 초기 민주주의운동을 주창한 세력이 그 뿌리를 정한론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그 이후 메이지 정치세력 중 중요한 한 부분인 민권파는 대내적으로는 인민의 자유와 정치참여를 촉구했지만, 대외적으로는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침략적인 태도를 강하게 드러냈다. 오히려 메이지 정부가 이들의 강경한 주장을 억제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였다. 메이지 정부를 비롯한 국권파뿐 아니라 이들도 공격적인 내셔널리즘에 강하게 사로잡혀 있었던 것이다.


...메이지유신은 그 자체로도 혁명사의 흥미로운 사례다. 거대한 변혁을 수행하면서도 기존사회의 어떤 부분은 잔존시켰고 연속성을 중시했다. 천황제의 온존은 대표적이다. 그 과정은 격렬하지만은 않았고 매우 타협적이었다. ‘연속하면서 혁신’한 것이다. 본격적인 계급투쟁은 끝내 일어나지 않았고, 외세와의 전쟁도 광범한 내전도 회피했다. 민중 대다수는 변혁 과정을 관망하는 데 그쳤고, 막부는 서양 열강과 전쟁하기를 한사코 거부했다. 메이지 정부 수립 직후 막부잔존세력과 벌인 무진전쟁도, 사이고 다카모리가 반란을 일으킨 서남전쟁도 국지전에 머물며 단기간에 끝났다. 이 때문에 변혁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 수는 다른 혁명에 비하면 매우 적었다.


...한편으로 메이지유신은 일본의 한계와 약점도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그 강렬한 일본우월주의는 끊임없이 주변 국가인 조선, 중국과 마찰을 일으켰고, 끝내는 전 세계를 적으로 돌려 자멸했다. 우월주의는 콤플렉스의 다른 면이다. 천황에 대한 맹신은 사회 전체를 체계적으로 권위주의화했다. 자유주의와 개인주의는 근대 일본의 눈부신 성취에 비해 아직도 일본 사회에서 초라한 존재다. 메이지유신을 존왕양이와 부국강병으로만 회상하는 것은 위험하다. 메이지유신의 또 하나의 목표였던 문명개화는, 자유주의와 개인주의에 관한 한, 아직도 미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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