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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하지 않아
주스틴 레비 지음, 이희정 옮김 / 꾸리에 / 2009년 10월
평점 :
난 우선 표지에 매료가 되었다.
어딘가 모르게 슬퍼보이는 여자와 빨간 배경, 표지만 보아도 얼마나 심각한지 느낄수가 있었다. 다빈치코드와 해리포터를 누른 베스트셀러라하여, 더 기대하였는지도 모른다.
한 여자의 일생이다. 타락에서 점점 빠져나오는 , 루즈이 이 여자가 주인공이다. 정말 사랑하던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그녀는 울지 않는다. 할머니의 죽음도 믿기진 않지만 그것보다 더 슬픈일이 있기때문이다. 그녀의 오랜 연인인 아드리앙이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그는 아버지의 애인과 바람이 났다. 루즈이는 그로 인해 약물 중독 , 낙태 , 무기력 .... 파울라가 나타가기전까진 둘은 모두가 부러워 할만큼 완벽했다.
하지만 , 파울라로 인해 루즈이의 인생은 없어졌다.
방 하나를 보러 갔다, 방이 마음에 드는지, 거기에 사는 모습이 그려지는지, 누구와 함께, 어떤 색깔을 칠하고, 어떤 음악을 들으며, 어떤 욕망을 풀고, 어떤 습관을 가지고 살 건지 아무런 상상을 대입시킬 수 없었고,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나는 마치 회전목마에 갇힌 것 같았다
(P.26)
특별한 취향이 없기 때문에 나는 딱히 싫어하는 것도 없다. 어떤 것이 유행하고 어떤 것이 촌스러운지 알고, 패션을 알고 코드는 알지만, 나의 취향은 들쑥날쑥하다. 지금 내 집은 넓고 비어있다. 아무 것도 없다. 그래서 나는 기다린다. 취향이 생기기를, 아니, 다시 새로운 취향이 생기기를, 나는 기다린다. 잃어버린 입맛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것처럼, 혹은 불면증 환자가 잠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P.72)
아드리앙이 떠나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냥 아무 남자와 만나고, 그저 약과 담배만 의지했을뿐, 그러다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여행에서 파블로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그가 싫지 않았다. 여행에서 돌아와 그를 생각했지만, 다시 볼꺼라는 기대는 하진 않았다. 하지만 사람에겐 인연이 있나보다, 둘은 다시 만나게 되었고, 서로 같이 지냈다. 루즈이는 파블로를 가슴에 넣진 않았지만, 서서히 아드리앙을 잊어가고 있었다. 아드리앙을 다시 만나도 예전처럼 힘들어하지도 아프지도 않았다
예전에 나는 당신을 욕할 수 있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있었으니까. 그러나 이제 당신을 욕하지 않겠다. 너누도 당연하게, 사랑이 없으니까
(P.173)
여자의 삶을 포기했던, 루즈이는 점점 여자로 돌아왔다. 파블로와 함께라면 ,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파블로도 아드리앙처럼 언젠간 떠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루즈이는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항상 말한다. 중요한 건 달리는 거야. 출발선에서 생각을 너무 많이 하면 삶을 망치게 돼. 나눙에 생각할 시간은 많아. 우리가 질 때, 더는 달릴 수 없을 때, 생각은 그 때 하면 돼. (P.180)
당신, 이제 우리에게 '다음'은 없어. 나는 이제 당신에게 당신에 대한 남은 나의 미련에게, 애툿함에게, 얼마 안 되는 미안함의 기억에게도 작별을 고하려고 해. 가라앉아 굳어버린 고통과 슬픔의 더께여, 안녕. 한숨과 슬픔과 속절없던 울음이여, 안녕. 무엇보다, 천진함으로 가득찼더 우리의 철부지 결혼생활이여, 안녕. (P.208)
루즈이가 아드리앙을 보냈다. 가슴 깊이 있는 아드리앙을.
나는 내 안에 도사리고 있는 차가움이 끔찍했다. 더 이상 뜨거워지지도, 아프지도 않는. 삶을, 행복을, 불행을, 사람들을, 투우를, 죽음을 옆에 두고 모른 척 지나가는. 그러나 나는 이제 말한다. 가짜 인생은 엿이나 먹으라지. 어둠, 침묵, 무기력, 고양이들, 청바지도 엿이나 먹으라지. (P.212)
한 여자의 인생은 루즈이처럼 파란만장 할 수도 , 평범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자란 사랑땜에 행복할 수도 있고, 슬퍼질 수도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