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영 작가의 “그리스로마 신화가 말을 하다”는 지난 “일리아스 오디세이아가 말을 하다”와 더불어 방대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30가지 핵심 코드와 300여 점의 명화를 통해 입체적이고 명쾌하게 재해석한 인문교양서이다. 흔히 서양 인문학의 근본이라 불리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여러 고전 원전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오늘날에는 많은 이들이 단편적인 요약본으로만 접한 게 대부분이다 보니까 깊이감 있는 작품력을 온전히 느끼지 못한다는 한계점을 갖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신화의 진정한 매력을 많은 독자들에게 전파하기 위해 명화 속 신들과 인간들이 시공간을 넘나들며 직접 대화를 시도함으로써 독자는 텍스트만으로는 전달 받기 어려웠던 인물들의 감정선과 서사를 보다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그간 신화물에 대해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아 어렵게 느껴왔는데 장엄한 서사를 명화와 함께 시각적으로 구현해 내어 눈과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화가들이 신화 속 사건들을 저마다의 해석과 화풍으로 담아낸 명화들과의 조합을 통해 가독성이 뛰어나서 나처럼 신화를 어려워하고, 아득하게만 느꼈던 독자들에게 자발적으로 해석하고 인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매력적인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