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달빛 아래서 시를 쓰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 한 게으른 산책자의 사랑과 삶에 관한 다정한 생각
제롬 K. 제롬 저자, 정혜엽 역자 / 우리네꿈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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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처음 제목을 마주하고는 ’왜 더 이상 시를 쓰지 않을 수 있다는 걸까?‘ 호기심이 앞섰다.

책장을 펼쳐드니 그다지 특별한 순간은 아니지만 우리가 살아가며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을 바라보는 다정한 시선에 위트가 더해진 글의 연속이었다. 자칫하면 딱딱하고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삶의 다양한 자세들을 부드러운 편지나 대화처럼 유머와 따뜻함을 더해 풀어낸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이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삶의 사소한 틈새까지 시야를 넓혀 두루 둘러보고, 편안히 건네는 휴식 같은 문장들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긍정의 힘을 전달 받은 듯한 기분이 든다.
궁금증을 자아냈던 제목은 열정적으로 시를(문학적 시 외 인생이라는 시) 쓰던 젊은 날은 지났을지라도 그 기억들이 남아 지금의 우리를 더 따뜻하고 풍요로운 사람으로 만들어준다는 의미였고, 그 메시지는 치열한 경쟁과 빠른 속도, 결과에 집착하며 지쳐가는 현대인들에게 큰 위안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스스로를 ’게으른 산책자‘라 칭하며 삶의 눈부신 순간들을 웃음과 온기로 엮어내는 작가의 시선은 독자로 하여금 쉼 없이 달려온 일상을 잠시 멈추어 서게 한다. 궁금증으로 시작해 가벼운 마음으로 펼쳐 들었다가 마지막 장을 덮으며 한층 마음이 부드러워졌음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인상 깊은 구절
✅나의 풍요로웠던 날들과 불운했던 날들을 함께해 준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고 사랑하는 친구에게-

✅결국 허영심은 악덕인 만큼이나 미덕이기도 하다. 도덕 교과서에나 나오는 가르침대로 허영심의 죄악을 비난 하기는 쉽다. 하지만 허영심은 우리를 악으로 이끄는 만큼이나 선으로도 이끌 수 있는 강렬한 열정이다. 야망이란 결국 고귀해진 허영심에 불과하다.

✅고결함을 자랑스럽게 여기자. 비열하거나 천박한 짓에 몸을 굽히기에는 너무나 허영심이 강한 사람이 되자. 사소한 이기심과 옹졸한 시기심을 품기에는, 혹은 불친절한 말과 행동을 하기에는 너무나 오만한 사람이 되자. 사기꾼들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한결같은 마음을 가진 정직한 자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자.

✅좋은 어머니가 되려는 열망 때문에 좋은 아내가 되는 법을 잊지는 마십시오.

✅타박하지도 않습니다. 그들에게 우리는 언제나 한결같은 존재니까요. 녀석들은 언제나 우리를 반갑게 맞아줍니다. 우리의 모든 기분에 기꺼이 함께해 줍니다. 우리가 즐거우면 같이 신나하고, 우리가 진지해지면 녀석들도 차분해지며, 우리가 슬픔에 잠길 때면 함께 슬퍼해 줍니다.

✅설령 패배한다 해도 그는 치열하게 싸웠다는 사실에서 오는 비장한 기쁨을 얻게 돼요. 적어도 힘껏 달려 보기라도 한 거니까요. 인생을 잠만 자며 보내는 것보다는 열심히 일하고 실패하는 쪽이 훨씬 더 낫답니다.

✅자, 신사 숙녀 여러분, 어서 오세요, 어서 오세요!
모두 당첨되고 꽝은 없습니다. 누군가는 승리해서 큰 상을 받을 것이고, 나머지는••• 글쎄요, 그들은 말이죠-
무언가를 좇는 황홀함이야말로 패배한 자들이 얻는 상이라네.

✅기억의 풍경에 관하여
당신의 과거도 지금, 장미꽃 핀 길처럼 보이나요?

✅인생이라는 길 위에 되돌아가는 법이란 없습니다. 우리가 딛고 서 있는 가냘픈 시간의 다리는 발을 내디딜 때마다 뒤편에서 영원 속으로 가라앉습니다.

✅단 한 마디의 말도 취소할 수 없고, 단 한 겉음의 발자취도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러니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것을 두고 부질없이 눈물 흘리기보다는 진정 한 기사답게 용감하게 말을 몰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마땅한 도리입니다.
매 순간 우리에게는 새로운 삶이 시작됩니다. 기쁜 마 음으로 그 삶을 맞이하러 갑시다.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는 계속 나아가야만 하며, 눈을 뒤로 돌린 채 걷는 것보다는 앞을 바라보며 걷는 것이 훨씬 더 나은 걸음이 될 것입니다.

✅그 모든 순간이 우리 안에서 사랑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기억은 과거를 붙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의 우리를 조금 더 다정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기 위해 남아 있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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