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 우산 ㅣ 걷는사람 시인선 154
천세진 지음 / 걷는사람 / 2026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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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시집을 시작으로 인문학, 소설, 산문까지 다양한 장르를 망라하며 문학성을 세상에 펼치신 천세진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인 “양철 우산”은 무언가를 억지로 완성해야 한다거나 굳이 해명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는 담담한 위로의 전합니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야외 활동 보다는 실내에서 비 내리는 걸 가만히 내다보거나 비 떨어지는 소리를 감상하곤 합니다. 겉표지의 양철 지붕 모양의 투박한 우산 그림처럼, 그리고 표제작인 “양철우산” 시처럼 빗방울 소리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을 양철 우산에 대하여 잠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기도 했습니다. 이 시집은 요란하지 않게 곁을 내어주는 시인의 관조적인 시선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잊힐 것을 알면서도 지금 이 순간 붙잡고 있는 기억과 풍경의 경계를 나지막한 언어로 서술하며, 남들이 보지 못하는 현상의 이면을 수집하려는 깊은 침잠으로 이어집니다. 시를 쓰는 행위 자체에 대한 성찰이 더욱 깊어지며, 일상적인 부분이나 작은 변화 속에서도 관찰을 통해 작품으로 연결 짓습니다.

완성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숨 가쁘게 달려가는 세상 속에서 무언가를 완성하려 하지 않고, 그저 흘러가고 돌아오는 것들의 무게를 묵묵히 견뎌내는 시인의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니다. 소란한 세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나만의 속도로 귀를 기울이고 싶을 때, 가만히 펼쳐 들고 온몸으로 빗소리를 받아 들이기 좋은 시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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