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렌식, 과학수사의 모든 것 - 지난 200년 법과학 발전의 놀라운 이야기
발 맥더미드 지음, 조진경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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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명탐정 코난’이나 ‘소년탐정 김전일’ 만화를 재미있게 즐겨 보고, 추리 소설을 좋아하던 엄마와 언니의 영향으로 집에 장르 소설이 참 많았다. 더불어 우리 부부는 액션•스릴러물을 좋아해서 과학수사 장면을 간접적으로 자주 접한 기억이 있다. 일반인이라면 모르고 스쳐 지나갈 아주 작고 작은 단서 한 가지에서 범인의 흔적을 찾아내고 사건을 샅샅히 파헤치는 과정은 긴장감과 짜릿함을 선사한다. 하지만 우리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접하고 알게 되는 이 모습들은 실제 과학수사가 가진 방대한 데이터의 극히 일부분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는 일반인들에게 쉽게 알려지지 않았던 진짜 과학수사의 진가를 생생하게 담아 낸다.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나는 장르물을 접할 때마다 ’지금이야 과학 기술이 워낙 발전 했으니 진범을 잡는 건 시간 문제지만 과거엔 억울하게 누명을 쓰는 사람이나 수사망을 잘 빠져나가는 범인도 많았겠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었다. 이 책에서는 과학 수사의 역사를 지루한 이론이 아니라 지난 200년 동안 인류가 이뤄낸 놀라운 발견과 투쟁의 연대기로 풀어내어 더욱 흥미로웠다. 사건 해결까지의 거대한 퍼즐을 구성하는 각각의 전문 분야가 어떻게 탄생하고 진화해 왔는지를 촘촘하게 보여주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또한 실제 사건 속에서 당시의 수사관과 과학자들이 마주했던 한계와 그것을 극복해 낸 순간들을 생생하게 묘사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깊은 몰입감을 불러 일으킨다. 인류의 집단 지성이 완전범죄라는 개인의 오만함을 깨뜨려 왔는지를 읽으며 속시원함도 느낄 수 있었다.

법과학자들은 참혹하고 어두운 범죄의 현장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 하며 이미 목소리를 잃어버린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억울하게 누명을 쓴 이들의 무죄를 밝혀주기도 한다. 인간의 존엄성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 진화해 온 과학의 위대한 여정을 보여주는 지적이고도 감동적인 기록물이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조금 더 안전하고 정의로울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 과학수사의 덕분임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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