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가장 다국인이 많이 모여 사는 이국적인 장소를 꼽자면 이태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젊을 땐 이국적인 입맛이라 보름동안 쌀 한 톨 안 먹어도 당기는 게 없어 이태원에서 다양한 국가의 음식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의 배경은 이태원에 위치한 어느 게스트하우스에서 시작 된다. 한국의 이방인이 많은 지역에서 대만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라니! n개의 공간대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언니의 영향으로 마침 나도 막 한 곳을 오픈 및 운영하게 된지 한 달이 안 됐던 시점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선배 호스트의 7년간 기록물은 나같은 새싹 호스트에게 아주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 세계의 다채로운 삶과 예측 불허의 사연들이 쉴 새 없이 부딪치고 교차하는 생동감 넘치는 공간을 운영해 온 저자는 따스한 시선으로 여러 에피소드를 담아낸다. 다국적의 다양한 직업과 사상을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시야 및 사상이 확장 되고, 추억과 인연으로 이어진다는 장점과 함께 예측할 수 없는 다이나믹한 일상 속에는 문화적 충격과 오해, 그리고 이를 넘어서는 인간적인 교감이 가득하다. 오픈전 감사를 위해 방문하신 주무관님의 말씀과 짧은 운영 에피소드가 맞물려 밀폐적이면서도 개방적인 공간이기에 가능했던 독특한 인물들과의 조우들이 떠올랐다. 가장 인상깊고 쇼킹했던 사건은 문화 차이로 빚어진 인도인 게스트의 이야기였다. 마침 책을 읽기 시작한 날과 금일까지도 4박5일로 매너있는 인도인 가족이 게스트로 숙박중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그렇진 않겠지만 어느 문화와 사상을 갖고 살았는지 모르는 각국의 게스트가 와서 머물기 때문에 그만큼 기상천외한 일들이 많이 일어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책 속에 나온 내용이 나에게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책의 종착지는 결국 사람간의 인류애를 통한 위로와 편히 쉬라는 다정한 인사다. 대만 문화부 번역지원사업 선정작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게, 이 에세이는 이방인의 낯설고도 예리한 시선과 서울이라는 도시를 향한 가장 따뜻한 애정을 동시에 품고 있다. 나도 게스트들의 여행의 설렘과 기대, 한편의 삶의 피로를 내려놓은 채 꽉 찬 마음으로 위로받는 듯한 공간을 감구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