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디지털 군중은 IT강국인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해당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궁금증이 커졌습니다. 여유있는 시간에 킬링타임차 무심코 보게 된 숏폼 영상을 위로 넘기다 보면 어느새 한 두 시간이 후딱 지나가는데요, 이 책은 어느새 디지털 노예가 되어가는 인류의 일상과 문제점을 짚어냅니다. 작가님께 빈둥거릴 때의 모습을 궁예 당한 듯한 서늘하면서도 냉철한 지적은 현실적이면서도 때론 아프기도 합니다. 평소에 SNS를 이용하고, 소통 및 의견 제시를 위한 댓글을 달 때, 제 자신이 뚜렷한 주관에 합리적인 판단을 내린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저의 생각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저 역시 알고리즘이 짜놓은 정교한 판 위에서 맹목적으로 감정에 휩쓸리는 디지털 군중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군중’이란 과거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이자 사회심리학자인 귀스타브 르봉이 정의한 무질서하고 위험한 집단 심리를 뜻합니다. 저자는 그 개념을 오늘날의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 공간에 빠진 현세에 그대로 가져와 확장합니다. 책 속에서 정의하는 디지털 군중이란 '디지털을 지배적 미디어로 이용함으로써 혼돈과 무질서에 빠진 사람들'을 뜻하는데 이 문장을 마주하는 순간 가슴 한구석이 찔림과 동시에 거대한 경각심이 몰려왔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지구 곳곳의 많은 사람과도 쉽게 연결되는 연결의 풍요로움을 누리게 되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연결이 인간을 어떻게 퇴행시키고 영혼을 타락하게 만드는지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즉각적인 편리함과 쾌감을 주며 스스로에 대한 통제력을 무너뜨리는 스마트폰 중독의 메커니즘을 짚어낼 때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우리가 스마트폰에 점점 중독되어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이 거대 데이터 기업들은 우리의 검색어, 좋아요, 심지어 특정 게시물에 머무는 시간까지 모조리 수집하고, 직접적인 사유가 더해진 고독의 시간을 앗아가 버립니다. 결국 생각의 힘이 약해진 사람들은 월드 와이드 웹 세상에 살고 있지만 오히려 자신과 같은 성향의 정보에만 고립되는 확증편향에 갇히고, 이는 곧 사회적 대화의 단절 위기로 이어집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저자가 던진 "디지털의 지배를 받는 뉴스와 여론은 그나마 오늘이 제일 괜찮은 날일지 모른다"는 경고에 가슴에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인류의 편의를 위해 개발된 기술을 자신의 뜻대로 부리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느새 우리는 이미 기술의 노예가 되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단순히 디지털 문명을 비판하는 냉소적인 태도가 아닌 디지털 미디어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 어떻게 나를 잘 지켜낼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