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마주한 순간부터 가슴이 뛰었다. 개인적으로 꿈꾸는 노년기의 내 로망이 현명하면서도 유쾌하고 다정한 호호할머니의 모습이기 때문이었을까. 내가 오래도록 꿈꾸고 바라는 모습에 조금 더 활기찬 느낌이 더해진 모습으로 살고 계시는 듯한 어른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랬을까. ‘폭주’의 사전적 의미는 ‘매우 빠른 속도로 난폭하게 달림‘을 뜻하며 보통은 혈기왕성하게 감정적인 행동을 할 때 주로 사용한다. 그런 단어가 생애 주기중 가장 잔잔하다고 생각이 드는 노년기와 연결 지어지니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여전히 생동적으로 감정을 표현하시는 열정적인 어른의 모습이 그려졌다. 젊은 마인드로 살고자 자신을 잘 가꾸는 중년과 노년의 선배들을 보면 젊은 날의 혈기와 의지, 체력과는 판이하기에 그 부분을 이겨내시고 결과를 이뤄 내신다는데 정말 대단하고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피터팬 증후군처럼 자연스런 노화의 과정을 부정하며 나이 드는 것을 우울해 하고, 혹은 본인보다 나이가 많은 이들을 배척하며 과하게 세월을 거스르고자 하는 건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저자는 여러 방면으로 깨어 계신 현자이시며 95세까지 글을 쓰시고, 100권이 넘는 번역서를 남기신 존경스런 분이다. 나도 오래도록 하늘의 부름을 받기 전까지 글을 쓰고 천천히, 하지만 탄탄하게 준비를 잘 해서 40대부터는 나의 삶에 번역에 대한 이력도 추가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그리고 작가님의 책들을 한 권씩 독파하며 그 성실함과 지혜를 더 배워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