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며 국토는 작지만 똘똘 뭉치는 자랑스런 민족성을 지녔고, 세계 10대 강국에 손꼽히는 선진국 반열에 오른다. 하지만 OECD 자살률 1위, 입양아 수출 세계 3~4위(누적은 1위)라는 오명도 동시에 갖고 있다. 숭고한 잉태의 순간, 축복이 넘쳐 흘러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안타까운 형태의 가정들도 존재한다. 행복한 가족으로의 모습이 아닌 아이를 입양 보내야만 하는 부모들의 상황과 마음은 저마다 다른 모습을 띄고 있겠지만 결국 모두의 가슴속에는 멍울이 생겼으리라 생각한다. 저자는 어릴 적 네덜란드에 입양 되었다. 새로운 가족이 생겨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음에도 어딘가에서 형언할 수 없는 채워지지 않는 감정이 자꾸 올라온다. 그 감정이 본인의 태생에 대하여 정확히 기억할 수 없는 과거에 있음을 확신하고 자신의 뿌리를 찾아나선다. 한 편의 영화 같기도 하고 다큐멘터리 갖기도 한 여정을 통해 모두가 꼭 알아야 하고, 최대한 개선해야 할 우리나라의 부끄러운 과거를 마주했다. 그리고 한국에서 그녀를 도와 함께 움직이며 통역을 하신 유동익 번역가님께서 책 번역에도 직접 함께 하셨기에 생생한 표현이 더 와닿았다. 교포나 동포등 외국어 생활이 훨씬 더 익숙한 이들 특유의 한국어 표현도 글에 고스란히 묻어나 내가 그들에게 받는 귀여우면서도 고마운 감정을 느낄 수 있었고, 다양한 국가 분들과의 접점이 많다보니 자국보다 해외 생활을 더 오래한, 혹은 외국인들의 시야로 우리나라를 바라보았을 때의 시야를 알 수 있어(네덜란드인은 인연이 없어서 더욱 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