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박수근 화백의 고향인 강원도 양구에 갔을 때 예풍경 갤러리라는 곳을 갔습니다. 어르신들의 그림과 글이 전시 되어 있었는데 누구보다 진솔하게 당신들의 삶을 담아내신 작품이라 더 눈과 마음이 동했습니다. SNS에서 한 할머님께서 먼저 영면에 드신 할아버님께 쓴 편지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젊은 날 홀로 힘든 날들을 지나 자식들을 잘 키워내셨다며 나중에 소천후 두 분이 다시 만나시면 당신을 칭찬해 달라고, 좋은 시간를 더 오래 함께하자는 남편을 향한 그리움이 담긴 말씀이었습니다. 할머니의 고단하셨을 삶이 그려져 코끝이 찡 했습니다. 이 책의 작가님들께서도 젊으실적 가족을 위해 당신들의 삶을 희생하여 교육을 포기하시고 열심히 살아오시다가 노년에 글을 배우셨습니다. 글을 배워 그간 전하지 못했던 마음 속 이야기를 편지로 전하셨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그리운 친구에게, 고마운 선생님께, 제일 와닿은 부분은 먼저 떠난 부군들께 진심을 담아 적어내신 편지였습니다. 낮에 남편과 크게 싸웠었는데 이 책을 읽고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웠고 잘 화해했어요. 진심은 누구에게나 통하기 마련인데요, 그 진심이 큰 울림이 되어 한 장, 한 장 눈물을 훔치며 읽었습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깊은 여운을 이어가고자 이 책의 전작인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를 주문했습니다. 할머님들께서 오래도록 건강하시길 마음을 담아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