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끝에서 쇼펜하우어, 절망의 끝에서 니체 - 방향 잃은 삶을 위한 철학 나침반
강용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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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쇼펜하우어의 사상에 대한 부정적 감정으로 그의 저서를 멀리 하던지라 호불호가 강한 편인데 혹시나 거부감이 일어나 읽기 힘들게 느껴지면 어쩌나 걱정도 들었습니다. 한 편으로는 제 편향적인 사고를 깨부수고 편협한 사고를 확장 시켜 이 책을 다 읽을 쯤엔 다음 볼 책 리스트에 쇼펜하우어의 저서가 추가되길 모순적으로 내심 바라기도 했습니다.

1부에서 다룬 인간의 어두운 감정들에 대해서는 사실 가볍게 종이 위의 글자를 읽어내는 수준으로 읽어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마주하는 부정적 감정도 싫은데 굳이 일부러 그 감정들을 찾는 걸 원치 않아서 였으나 ‘약한 염세주의는 삶을 부정하지만 강한 염세주의는 삶을 긍정한다‘는 부분에서 머릿속에 종이 울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간 제가 겉에서만 가벼이 접하고 멀리한 염세적 사고에 대한 편견을 우습게 부순 부분이었죠.
2부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인간 관계에 대한 그들의 목소리가 담깁니다. 자격지심과 질투가 불러오는 증오와 원한에 대하여, 진실과 주장에 대해, 결혼과 우정에 대한 그들의 주장은 씁쓸하지만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아 다양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3부에서는 철학적 사색을 가장 활발히 펼칠 수 있어 정말 좋았어요. 운명과 죽음, 세상에 대한 인식, 욕망과 웃음, 그리고 나이듦에 대하여 그들의 생각에 제 생각을 더하며 여운이 많이 남는 부분이었습니다.
4부도 마찬가지로 꽤 재밌었습니다. 인간 본성과 건강에 대하여 두 철학가는 반대 되는 주장을 펼칩니다. 그리고 ‘나의 길’을 강조하며 그 들은 다시 진정한 나를 만드는 교양 독서에 대해 같은 목소리를 냅니다.

어느새 이 책을 다 읽어버렸다는 아쉬움과 함께 책을 덮었는데요, 아마도 저는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끝까지 쇼펜하우어를 멀리 했을 겁니다. 그 부분을 깨낸 것이 제게 이 책이 준 가장 큰 선물인데요, 철학을 좋아하신다면 마치 저명한 두 철학가가 진지한 담론을 나누는 듯한 이 책을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의 대화를 청취한 듯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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