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축’은 알지도 못하고, 쉬는 시간에 축구를 하고 들어온 남학생들에게서 나는 땀냄새를 ‘극혐’했던 채연이가 변했다. 친구 지영이의 부탁에 못이겨 가입한 여학생 축구부. 어느덧 축구의 매력에 푹 빠지며 더이상 땀냄새가 싫지 않은 채연이. 하지만, 축구를 좋아하게 된 채연이에게 불편한 존재가 있다. 바로 ‘따돌림’을 경험하게 한 소민이. 소민이가 전학을 가고 지영이가 전학을 오고, 지영이와 친해지며 따돌림에서 벗어나고 다시 친구들과의 관계를 회복한 채연이에게 소민이는 같은 공간에서 숨쉬기도 힘든 존재였을 것이다.
이 책은 채연이의 성장기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여학생들의 성장기이다.
체육 시간을 좋아하는 여학생이 많지가 않다. 특히 운동장에서 땀흘리며 뛰어다니는 축구는 더욱. 운동을 좋아하는 여학생들과 친한 친구가 있어서 축구부에 함께하게 된 아이들.
권선징악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겪게 되는 경험은 독자들에게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느끼고, 책 속에 빠져들어 인물과 하나됨을 느끼게 하기에는 충분하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거리들도 충분하다. 지금 우리 반은 한 학기 한 권 읽기로 ‘소리질러, 운동장’을 읽고 있다. 티볼을 어려워하던 여학생들이 막야구를 경험하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그것처럼 이 책은 아이들에게 용기를 준다. 그래서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꼬맹이라고 무시했던 2학년 남학생들에게 ‘발린’ 축구 경기. 이모뻘의 여성들이 선수인 캥거루 축구단과의 친선 경기. 아이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통해 하나씩 배우고 있었다. 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서 채연이의 부상과 맞바꾼 골로 전국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하지만, 전국대회의 벽은 높았다. 첫 상대 학교에게 3대 0으로 진 것이다. 채연이는 전국대회 출전일이 생일이었다. 가족들과 생일을 보내는 것 대신에 친구들과 함께했던 채연. 이대로 하루가 끝나나 싶었는데 깜짝 생일파티로 소민이와 오해를 풀고, 친구들에게 생일 축하도 받는다. 덤으로 축구부의 분위기도 다시 좋아진다. 조명이 가득한 운동장에서 밝은 별을 찾으며 마음 속 깊이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다음 날 축구 경기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열린 결말로 끝났기에 독자들이 미소를 지으며 뒷 이야기를 마음껏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겨도 좋고, 져도 좋을 것 같다. 이 아이들은 ‘승리’말고도 중요한 것을 얻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함께하기에 즐거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