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잘못이 아닌데... 뽀얗고 날씬한 주인공 어묵의 푸념이다. 자고로 어묵이란 진한 육수 국물에 퉁퉁 불려 짭조름하게 먹어야지 맛인데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속상해하던 어묵이 한 어묵탕 안으로 들어간다.바로 소문으로만 듣던 88 어무탕이다. 멋짐과 함께 자신감까지 장착해 나가는 상상 속 유쾌한, 읽는이에겐 맛있는 변신 이야기다. 제목과 표지를 보고 예상했지만 하늘색 타일을 그려 넣으신 작가님의 위트와 깨알 같은 그림 언어로 가득했다. 덕분에 구석구석까지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있었다. 집 콕과 거리 두기 일상이 익숙해졌지만 이 계절이 되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찜질방의 훈기가 그리워지는 1인이다.그래서 읽고 싶었다. 다시 예전처럼 쓸쓸해지는 마음까지 녹일 수 있을까? 그런 일상이 간절해지는 그림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