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시선 - 영화에 드러난 삶의 속살
윤창욱 지음 / 시그마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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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50 [건축학 개론]

  하지만 승민이 가져온 설계도들은 그녀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너무 낯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신축이 아닌 증축을 택한다. 이는 우리 삶에 완전한 리셋은 사실상 불가능함을 드러내는 장치로 보인다.

▶ p.299 [중경상림]

  이러한 663과 왕페이의 모습은 몇 가지 사실을 알려준다. 하나는 쓸쓸한 현실 속에서도 얼마든지 사랑의 꽃을 피워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중요한 것은 삶의 현실적 조건이 아니라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이며 서로에 대한 믿음과 배려라는 것이다.

▶ p.303 [이터널 선샤인]

  우리는 서로 상처를 마주할 때 더욱 가까워지게 된다. 이 때문이었을까? 못난이 인형의 기억을 고백하던 그녀는 눈부실 만큼 애틋하고 사랑스러웠다. 그래서 조엘은 외쳤다. "이 기억만은 남겨주세요."

▶ p.310 [이터널 선샤인]

  이와 같은 선언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전제되어야 한다. 하나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차이의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보려는 노력이다. (다른 하나는 기억하는 것이다.)


  나는 영화를 그리 즐겨보는 편은 아니다. 그렇다보니 혼자 영화보는 시간은 더더욱이 없으며, 영화를 본다고 하면 꼭 누군가와 같이 영화관에 가서 한번씩 보곤 한다. 게다가 나는 영화를 보면 그걸로 끝이었다. 그러다보니 영화를 보는 것이 무언가 얻어가는게 있고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영화에 대한 흥미가 그리 많지 않았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은 아니다. 되려 영화를 즐겨보는 편이 아니기에 내가 아닌 누군가의 영화 후기를 보면서 공감을 하고 또 무엇인가 배워가고 싶어서였다. 영화 한 편을 보고 이 책의 그 영화 관련 후기를 읽은 순간, 나는 옳은 선택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

  영화를 즐기는 편이 아니었기에 이 책의 목차를 보며 나는 하나하나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한편의 영화가 끝나면 나는 어김없이 책을 들었고 그에 관한 작가의 생각을 읽어나갔다. 내가 책에 수록된 영화들을 하나하나 볼 수 있게 된 것은 다 이 책 덕분이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보고 있자면 다음 영화는 어떻게 생각했고 평가를 하는지 보고싶다는생각이 자꾸 들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면 내가 영화에서 놓쳤던 부분을 많이 알게된다. 가령 [밀양]에서 주인공이 밤거리를 돌아다니며 혼잣말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나는 이 부분에서 '대체 저 사람이 뭐라고 하는거지? 마음에 상처를 너무 받다보니 괴로움에 저러는건가...'라는 생각밖에 못했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작가의 [밀양]을 본 후기를 보게되면 그녀가 뭐라고 말을 했는지, 그리고 왜 잘 안들렸으며 왜 그녀가 그런 말을 했는지 등을 알 수 있다. 게다가 그 영화 감독님께서 하신 말씀도 중간중간에서 볼 수 있기에 영화에 대한 이해도가 한 층 높아졌다.

  만약 이 작가님이 비슷한 책을 또 낸다면 나는 다시 한 번 그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 관심이 많지 않았던 내게 영화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준 것이 고맙기도 하고, 영화를 볼 때마다 누군가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것이 굉장히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매번 영화를 볼 때마다 이 책처럼 내가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기 전까지는,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꽤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영화에 관심이 많거나 혹은 영화에 관심을 갖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영화에 대해 누군가와 소통을 하고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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