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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하면 보인다
신기율 지음, 전동화 그림 / 쌤앤파커스 / 2015년 5월
평점 :
그리 오래전 일도 아니다. 많으면 2년 전, 적으면 몇 개월 전의 이야기이다. 얼마 전 지인께 기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사실 나는 내 눈에 보이지 않으면 믿지 않는 사람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믿는 신도 잘 믿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 시기에 기에 관해 듣고있자니 정말 다른 세계 사람의 이야기같았고,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다만, 내게 말해주는 그 지인이 내게는 특별한 사람이기에 그 말을 이해해보려 노력했었다. 워낙 특별했기에 여러 번 생각했고 믿어보려했다. 사실 몇 개월간은 그게 잘 되지 않았고 그 일로 그 지인과 다툴뻔 한 적도 있었다.
그 후로 몇 개월이 지나고 그 일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 할 수 있게 되었다. 완벽한 믿음은 아니었지만. 전부터 생각해오던 한 가지가 있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고, 그 다양한 사람들은 서로 느끼는 게 다를 수도 있고, 그로 인해 생각하는 것도, 믿는 것도 정말 다양하고, 보이는 것 또한 다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이 일도 나와 다른 사람이 생각하기에 일어날 수 있는 하나의 일이다 라고 생각했다.
그러한 이야기를 들은지 꽤나 지난 후, 나는 이 책을 접했다. 내가 믿지 않는 많은 것에 관한 이야기다. 보이지 않는 것. 이유를 논리적이고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 '직관'이다. 사실 직관 자체를 믿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종종 논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때가 있기도 하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나는 직관이 나름대로 일리있고 좋다고 느끼면서도 그 자체를 완전하게 믿지는 않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작가가 직관에 대해 설명해 놓았는지, 직관하면 무엇이 보인다는 것인지 정말 궁금해서이다.
이 책을 다 읽고난 지금은 직관에 대해, 그리고 보이지 않은 많은 것에 대해 궁금해졌다. 아무래도 주변사람들의 영향도 컸을 터. 마음에 소리에 귀를 귀울이라던가, 스님같은 느낌이 살짝 드는 이 책은 내게 내가 모르는 다른 세상도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런 책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읽으면서 약간 부끄러웠던 부분도 있다. 예를 들면, 나는 어릴 적부터 심리상담, 정신과 의사와 같은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치유해주는 것을 하고 싶었고, 그 자체를 참 좋아한다. 그러나 사실 잘하지는 못한다. 생각보다 상대방의 생각을 잘못 짚은 경우도 상당수였으며 그때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내가 이 길을 좋아하기만하지 잘하지는 못하는게 아닌지 고민이 될 때가 많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나니 그러한 문제가 조금은 해결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는 나의 마음도 사실 잘 모른다. 제일 큰 문제는 나는 내가 스트레스받았을 때 내가 어떤 반응인지 조차도 잘 모른다. 누군가는 내게 그저 모르는 척하는 게 아니냐고 묻는다. 그러나 정말 모른다. 그러는 내가 어찌 다른 사람의 마음 속 말을 들을 수 있는가 싶다.
어쩐지 이 책을 읽고나니 이 작가의 더 세심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가와 같이 똑같은 생활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은 힘들지만 조금은 따라 해보고싶은 생각도 들고... 내 주변사람의 아픈 마음, 말하기 힘든 속마음에 조금 더 귀기울이고 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