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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마의 숲 ㅣ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8
안보윤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첫 장부터 마음에 든 알마의 숲. 역시 소설이라 순식간에 읽었다. 장편 소설이 아니라는 것도 한 몫했고, 오늘따라 굉장히 공부하기 싫고 여유를 부리고 싶다는 것도 한 몫했고. 스포일러가 될지 모르지만 일단은 적당한 스토리 정도는 적어야 할 듯하다.
알마의 숲은 정말 말 그대로 알마의 숲이다. 주인공이 알마거든-. 알마는 책 설명에도 적혀있듯이 눈물을 흘리면 죽는 아이이다. 이 소설의 알마도 그렇듯 정말 세상에는 희안한 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주인공 남자아이 또한 어떤 증상을 앓고있다. 어쩌면 읽기전에 이 정도만 보고 그럼 그 둘의 사랑이야기로 시작해서 마지막은 알마의 죽음인가? 하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정반대. 알마는 살기위해, 정말 말 그대로 눈물의 싹을 잘라버린다. 감정자체를 아예 없애버린다. 그래야 살 수 있으니까- 어쩌면 알마가 너무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난 알마가 뭔가 다른 무언가를 우리에게 다른 말을 전해주고싶어하는 것은 아닐까 골똘히 생각해보았다. 아무래도 우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알마가 그 소년에게 하는 말이지 않을까 싶다.
종종 알마는 소년에게 유난떨지말라, 시끄럽다, 촌스럽다 등의 말을 내뱉는다. 소년은 스스로를 아프다 생각하는데 말이다. 어린 소년은 사랑을 받는 대신 돈으로 키워진 아이이고, 그의 엄마는 청소년상담사, 심리치료사이다. 적당히 아파봤고 상담 치료를 해 본 몇몇 청소년들은, 그리고 그 상담으로 인해 자신들의 상태가 호전되지 못했던 아이들은 종종 치료사들이 매번 뻔한 스토리로, 뻔한 대답을 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여기 등장하는 어린 소년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엄마가 그렇게 유능한 심리치료사이지만 자신의 마음을 전혀 못해아려준다 말하면서...
알마는 연약하지만 강인한 정신으로 살아남은 아이다. 알마의 숲이라는 고립된 어떤 공간에서 눈물을 전혀 흘리지않으며 어떤 것에도 동요되지 않고 살아가는 아이이다. 이 아이는 그렇게 모든 것들을 버려가면서도 살아남기를 원했다. 그와 반대로 어린 소년은 삶이 힘겹다고 말한다. 그러니 알마가 보기에는 너무도 얄미울 수 밖에.
알마는 삶을 간절히 바라는 어떤 사람의 상징이고, 소년은 여기 나온 그대로 삶을 포기하려는 어떤 사람의 상징이 아닐까 싶다. 그 두사람이 어떤 고립된 공간에서 만났을 때 벌어지는 아주 작은 이야기들을 담고있는 소설이라 생각한다. 어느 한 쪽이 잘못된것도, 잘한것도 아니다. 그저 삶을 간절히 바라는 사람은 대단하여 도와주고픈 마음이 일고, 삶을 포기하려는 사람에게는 알마와 같은 삶을 간절히 바라는 사람을 통해 삶에 대한 힘겨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프다는 마음이 생길뿐이다.
이 책은 결말이 정확하게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중편소설이라 더 그런걸까 싶기도하고, 좀 더 길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노벨라 시리즈를 전혀 모르던 나지만 이 책을 접하고나니 노벨라 시리즈를 하나하나 모아두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