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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들을래
민지형 지음, 조예강 그림 / 이답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음악과 책을 함께 접할 수 있는 책이라는 것에 끌려 읽게되었다. 보통 책들은 part별로 나눠져있는 반면에 이 책은 음악 CD를 한 곡 한 곡 듣고 있는 것처럼 Track 별로 이야기가 하나씩 있다. 읽기 전에는 엽서도 있고 그림도 귀엽길래 그저 '재미있어 보이네~', '아기자기하고 음악과 관련되어 있어서 관심이 가긴 한다.'라는 생각뿐이었다. 이유는 단편 소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조금 마음이 바뀌었다.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정도가 어느 정도 였냐 하면, 보통 나는 책 자체를 즐길 뿐 그 작가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책을 좋아하게 된 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작가를 찾지 못해서 일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른 여느 책과는 느낌이 참 달랐다. 읽다가 중간에 결국 '민지형'이라는 작가를 찾아보고 다른 책이 있나 살펴보기까지 했다. 안타깝게도 그가 쓴 다른 책은 찾지 못했지만 나중에 책이 나온다면 내 손으로 꼭 사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사랑과 관련된 이야기가 거의 대부분이다. 단편이고 마지막에는 여운이 남는 내용이다. 여운이 남아서일까 조금 더 조금더 하면서 계속 읽게되는 그런 책이다.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고 주인공의 심경에 따라 나의 마음도 조금 변하기도 하고 ... 이 책을 읽다보면 꼭 다른 세계에 빠져들듯이 멍-하니 읽곤했다. 그리고 책을 덮고나면 그와 관련된 노래를 찾아 들으면서 되새겨보곤 했다. 그런 책이었다, 이 책은. 내 취향과 너무 맞아떨어졌던 걸까? 소설이든 영화든 뭐든 한 번 보면 뒷 내용을 안다는 이유로 재미가 훨씬 덜해졌다면서 두 번은 안보는게 나다. 그러나 이 책은 나도 모르게 앞을 한 번 더 보고 이번에 두번째로 또 읽고있다.
내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는 세번째 이야기와 네번째 이야기이다. 아, 혹시 책을 읽기 전에 이 리뷰를 읽는다면 여기까지만 읽고 창을 끌 것을 권한다. 약간의 스포가 될 수 있기때문에... 어쨌든, 난 저 두 Track이 참 마음에 들었다. 한 여자와 한 남자의 이야기. 비슷한 두 남여, 하지만 조금은 다르기도 한 두 남여의 이야기이다. 여자도 어려서 조금은 아이같은 모습이 남아있고 조금은 기대기도 하는 그런 모습이 담겨있고, 남자는 조금 더 어린, 그리고 마음이 아프면 몸이 아픈 그런 사람이었다. 어쩌면, 나와 그의 모습이 담겨있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도 기대는 걸 즐기지는 않지만 한 사람에게만큼은 기대는 법을 배웠고, 그리고 그는 마음이 아프면 정신 못차릴 정도로 몸이 아프고, 누가 보면 위태로울 정도니까. 두 사람의 이야기를 두 사람의 관점에서 조금 다르게 썼는데, 은근히 아픈 내용이면서도 은근히 마음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더라. 마지막 여운이 있는게 이 두 개의 Track에서 가장 마음에 들기도 했다. 왠지 미래를 그리는 중에 있는 느낌이라서..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커플들이 이 책을 둘이 이 책을 한 번 쯤 읽어봐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딱히 사랑에 대해 이건 이렇다 저건 저렇다의 의미가 담겨있는 책은 아니지만 사색에 많이 잠기고 종종 투닥거리며 싸우기도하는 그런 보통 커플, 그러나 서로를 정말 아끼고 없으면 안된다는 그런 커플들- 한번쯤 읽고 나면 그제서야 아-라고 조금은 이해하지 않을까 싶다.
어쨋든, 내게 가장 맞고 마음에 든 책이다. 오늘 저녁도 이 책으로 마무리하고 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