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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먀콘 프로젝트 - 대한민국콘텐츠대상 우수상
허관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10월
평점 :
"오이먀콘에 도시가 있다고요?"
"오이먀콘 분지를 가득 채운 거대 도시가 건설되었습니다."
"그럼, 원래 오이먀콘 사람들은요?
"모두 떠났습니다."
P.85 , [오이먀콘 프로젝트] 중
혹독한 겨울의 땅, 오이먀콘.
이 지명은 러시아에 실제로 존재하는, 세계에서 가장 추운 거주지로 알려진 지역입니다.
평균 기온이 무려 섭씨 영하 50℃에 달하는 이곳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소수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인구밀도가 가장 낮은 곳 중 하나이죠.
허관의 「오이먀콘 프로젝트」는 이 극한의 환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생존 본능과 적응력에 대해 상세하게 그려놓은 소설입니다.
어쩌면 외국 소설처럼 느껴지는 이유도, 어쩌면 배경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죠.
「분노의 질주」처럼 엄청난 외국 액션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가도 간간히 보이는 한국의 이미지들에 친근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어쩌면 작가님께서 이 지역을 택한 이유 중 하나가 극한의 기후변화로 인한 천재지변을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실제로 이 책을 읽다보면, 이 지역의 극단적인 기후를 통해 소수만 살아남는 상황을 설정하고, 이를 통해 인류가 직면할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역을 오이먀콘으로 설정했음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게다가 이 소설 속 이야기는 허구이지만, 실제 24년간 기상청에 근무하며 쌓아온 작가의 경험이 녹아들어 있어 굉장히 현실적이며, 기후변화가 초래할 수 있는 정치적, 경제적 위기를 현실감 있게 다루기에 충분한 몰입감을 줍니다.
"호모 오비루나요?"
"알을 무참히 깨뜨린 자들이지요.
...
그들은 우주를 다 가져도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종족이지요."
P.170 , [오이먀콘 프로젝트] 중
이 소설은 첫 장면부터가 굉장히 강렬합니다.
누군가를 살해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계속해서 액션씬이 펼쳐지죠.
기후를 다룬 자연재해, 혹은 천재지변이 주제인 소설임에도 「분노의 질주」와 비슷한 액션 도서라고 말하는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죠.
그만큼 전개가 빠르고 몰입감이 있기에, 천재지변이라는 주제에 흥미를 잃었던 분이더라도 이 소설만큼은 빨려들듯 읽으실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근래에 소설을 읽을 때, 멍한 눈으로 읽었었는데, 이 소설은 드라마틱한 전개에 어려운 과학적 개념들이 살짝 녹아있기에 굉장히 흥미롭게 읽은 책입니다.
올해, 특히나 이상기후를 많이 느꼈던 해입니다.
여름은 이렇게 더워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강렬했고, 추석이 추석같지 않게 더웠으며,
올해 겨울은 역대급 한파가 올 것이라며 단단히 준비하라는 뉴스가 나오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실을 겪고 있다보니, 이 소설 속 이상기후가 마냥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정말 내가 이 상황을 겪는다면?' 이라는 가정까지 세우게 되죠.
그만큼 「오이먀콘 프로젝트」 는 단순히 위기를 묘사하는 책이 아닌, 지금 우리가 직면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환기시키는 강력한 경고로 느껴집니다.
한 권의 소설로서 깊은 몰입감을 주면서도, 다가올 미래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요구하는 작품이기에, "대한민국콘텐츠대상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이라는 것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 천재지변이나 자연재해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
2. 인간의 본성과 본능에 대한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
3. 액션영화의 긴박감과 스피드를 즐기시는 분
* 본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