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러 수용소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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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플러 수용소'

  제목이 참 강렬한 소설이다. 포스터라고 해야할까? 광고 또한 굉장히 강렬한 느낌에 훅 끌린 그런 책이다. 사실, 아주 먼 옛날, 아니 불과 10년전만해도 악플러들을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그때의 악플러들과 지금의 악플러들은 댓글 다는 내용 또한 굉장히 차이가 나겠지만 말이다. 과거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고, 현재는 심지어 더 심각한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이 책 제목을 접하니 그 내용이 정말 궁금해졌다. 대체 그 악랄한 악플러들을 어찌 벌을 주는지 궁금했다.

  초반엔 주요 인물들의 배경이 나온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은 평범한 한 가정의 주부였다라던지 또 다른 어떤 사람은 사법 고시를 준비하는 영특한 사람이라던지 말이다. 그러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생각보다 악플러들은 우리들이 생각하는 그런 악독한 인물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읽어나가다보면 그들이 쓴 악플들을 하나 둘 보여주기도 하는데, 그 글들을 보게되면 이게 같은 사람이 맞나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같은 사람이겠거니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내 옆 혹은 내 주변 어딘가에 나도 모르는 새에 그와 비슷한 글들을 쓰는 악플러들이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면서 싸-한 냉기가 느껴졌다. '어디선가 그들은 그들의 악독한 모습을 숨긴 채 본인들은 잘못한게 없다며 남모르게 누군가에게는 칼을 꽂고 누군가에게는 순수한 듯, 결백한 듯 웃고있겠지.' 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다가도 그들이 잔혹한 벌을 받는 장면이 나오면 그런 생각은 또 쏙 들어간다. 저렇게까지 잔혹하게 했어야 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저 방법이 아니면 그들은 교화되지 않고 또 다시 똑같은 일을 저지를 사람들일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들을 처참하게 벌하는 장면들이 보일 때 마다 그들에 빗대어 봤을 때 나는 어떤가, 나는 나 스스로 떳떳한가 하는 생각을 참 많이 하게 만드는 그런 소설이었다.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그런 책이다. 분명이 소설책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자아성찰을 하게 되는 책, 그러면서도 흥미로워서 계속 손이 가고 끝이 궁금한 그런 책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표지에 '추리소설'이라고 적혀있는 부분에 끌린 것도 없지않았는데, 추리소설의 느낌이 약했다는 정도이다.

  누군가 악플때문에 힘들었다면, 혹은 악플러에 대한 이슈로 인해 그들이 벌 받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싶다. 읽어보면 어느 정도는 통괘한 기분이 들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마냥 통쾌하지는 않을지언정 그들이 벌 받는 장면에서 쌉싸름한 통쾌함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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