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눈부신지 네가 눈부신지
김지영 지음 / 렛츠북 / 2020년 6월
평점 :
품절


   지인 중에 시를 쓰는 사람이 있다. 그는 주로 사랑에 관한 시를 쓴다. 자주 접하게 된 주제이기 때문인지, 나는 다른 어떤 주제보다 사랑에 관한 주제가 조금 더 따스하고, 내가 이해하기 쉬울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의 시는 조금 더 간결하고 직설적인 느낌이기에 더 그렇게 생각했었다. 부부의 사랑보다는 지금의 내가, 그리고 더 많은 젊은 사람, 아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연애에 대한 사랑이야기였고 그렇기에 난 나도 모르게 "사랑은 연애" 또는 "연애는 사랑"이라는 말을 머릿속에 새겨버린 듯하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나는 이 책에도 사랑에 대한 시가 있다는 말에 다른 시들에 비해 내게 더 와닿지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책을 집어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사랑에 대해 작은 오해를 하고있었던 것이고, 그 외의 주제들도 나는 그에 대해 마음쓰며 읽을 줄 알았다.
  이 책에는 연인과의 사랑이야기만 들어있는 것이 아니다. 연인과의 사랑이야기, 남편과의 사랑이야기, 아이들과의 사랑이야기, 부모와의 사랑이야기, 그리고 나 자신과의 사랑이야기까지. 많은 주제를 사랑으로 표현할 수 있는 수많은 시들이 있었다. 연인과의 사랑이야기를 더 마음쓰고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내 예측과는 달리 나는 아이들과 엄마의 사랑이야기에 눈이 더 갔다. 문뜩 문뜩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고, 나도 모르게 엄마의 입장이 되어 아이에게 고맙다고 하는 순간도 있었다.
  줄글인듯 아닌 듯, 간결한 듯 아닌 듯 쓰여있는 시들은 감정에 메말라있던 이들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집중할 수 없는 나마저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천천히 집중하게 만들고 천천히 감동하게 만든 책이니 말이다.
나는 이 책을 내 또래보다는 나의 어머니 혹은 아이 엄마에게 권하고 싶다. 물론 다른 시들도 마음을 울리는 부분이 많지만 유독 아이의 따뜻함을 잘 표현한 시들이 많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6살의 그녀
딸아이가 최근에 얼굴을 두 번이나 다쳐서
두 번 다 응급실 가서 봉합수술을 했다.
딸아이 상처도 슬슬 아물어가듯
내 놀란 마음도 슬슬 진정되는 듯했다.
그런데
오늘 저녁 딸아이의 말...
엄마 내가다쳐서 병원 가서 주사 맞고
목에서 외계인 목소리 났을 때(마취했올 때)
아빠엄마를 떠나게 되는줄 알았어.

그럴 리는 없을 거야.
엄마가 열심히 너를 지켜줄게.
            - [딸아이의 속삭임] 중에서


  위의 시만 살펴보아도 그렇듯, 부모라면 한번쯤은 겪어보았을 마음 따스한 일들을 시로 적어놓아 공감은 물론 감동까지 느낄 수 있다. 언젠가 나도 이러한 아이를 낳고 나와 아이가 함께 성장해나갈 날을 기대하며, 다시 책을 읽어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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