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젊은 과학도에게 보내는 편지 -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과학자 <개미>, <통섭>의 저자 에드워드 윌슨이 안내하는 과학자의 삶, 과학의 길!
에드워드 O. 윌슨 지음, 김명남 옮김, 최재천 감수 / 쌤앤파커스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과학자를 꿈꾸는 고등학생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을 만났다.
생태학의 노벨상으로 통하는 스웨덴왕립과학원의 크라포르드상과
퓰리쳐상등을 100여차례 수상한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과학자인 저자인 에드워드O. 윌슨은
과학도가 되기 위하여 필요한 덕목들에 대해서 친근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60여년간 과학자로 살아오면서 얻은 통찰을 편지의 형식으로 전하는 이 책은 4파트, 20장으로 구성되어있다.
과학자의 길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Part 1. 과학의 길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수학을 아주 잘하지는 못한 탓에 많은 좌절을 겪어야 했던 고등학교시절에
과학자는 못되겠구나라는 생각에 진로도 바꾼 개인적인 경험때문에 수학실력과 과학자의 성공 편이 마음에 많이 와닿았다.
윌슨은 수학때문에 고생을 했던 자신의 경험을 통해
과학자로서의 성공은 수학실력에 달린 것이 아니고, 심지어 높은 IQ에 달린 것도 아니며,
그보다는 문제를 찾아낸 뒤 풀고 말겠다는 열정에 달려 있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이 문제에 관한 한 권위 있게 단언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나 자신이 그런 극단적인 경우였기 때문입니다. 나는 대학에 들어가기 전 남부에서 정규교육을 비교적 허술하게 받았던 탓에, 앨라배마 대학 신입생이 되고 나서야 대수를 배웠습니다. 내 학창 시절이 대공황 막바지라서 학교에서 대수를 가르칠 여력조차 없었던 거죠.
나는 서른두 살에 하버드 대학교 종신교수가 되고 나서야 미적분을 배울 여유를 냈습니다. 나는 거북스럽게도 내 나이의 절반을 겨우 넘는 대학생들 사이에 앉아서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중에는 당시 내가 가르쳤던 진화생물학 수업을 듣는 학생도 두어 명 있었습니다. 나는 자존심을 꾹 누르고 미적분을 배웠습니다.
인정하건대, 뒤늦게 공부를 따라잡는 처지였던 나는 C학점을 받는 수준 이상으로는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탁월한 수학실력은 유창한 외국어 실력과 비슷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서 조금은 안심했습니다. 나도 노력을 좀 더 기울이고 원어민과 대화하는 연습을 했다면 좀 더 유창해질 수 있었겠지만, 현장 연구와 실험실 연구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터라 조금밖에 발전하지 못했지요.
--- p. 31
특히 이 책의 가장 좋았던 점은 "왕년에 내가 해봤는데.."의 경험담과 함께 열정만을 강조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제를 선정해야하는 방법이나, 과학자의 현실의 삶등 과학도가 실제로 겪을 일들을
자신의 경험과 함께 소개해주며 미리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번역서들은 원문을 보았을 때 한국의 현실과는 잘 매칭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느껴지곤 했는데
이 책은 역자와 감수자가 각각 KAIST 화학과와 서울대학교 동물학과 출신이기 때문에 매우 매끄럽게 읽히는 점이 좋았다.
저자인 윌슨이 '젊은 과학자들에게 드리는 조언'이라는 제목의 TED 강연 영상 링크
http://www.ted.com/talks/e_o_wilson_advice_to_young_scientists?language=ko